지난 1일 데뷔앨범 "순애보"를 발표하고 인기몰이에 나선 남성 듀엣
유리상자(박승화.이세준)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DJ"로 가상공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박승화(28)씨는 2장의 솔로앨범을 발표한 중견(?) 가수이며 이세준(25)씨도
만화영화 블루에서 "배의 천사"를 불러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인물.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의기투합한 이들은 국내 최초의 인터넷 독립
방송국인 "M2 TV"(http://www.m2station.com)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50분간 진행되는 음악 프로그램 "토토 라이브"의 DJ를 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공중파 TV와 라디오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인터넷 이용자가
가수들이 노래하는 화면을 보면서 DJ에게 전자메일을 보내 원하는 노래를
신청할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수 김현철을 게스트로 초대했을때 조회횟수가 2만여건을 돌파할
정도로 네티즌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들이 인터넷 DJ가 된 것은 M2 TV를 통해 데뷔 콘서트를 가진 일이 계기가
됐다.

실력보다는 겉멋으로 승부하는 대중음악계의 풍토가 싫어 가상무대를
선택했다는게 인터넷 데뷔의 이유.

데뷔 라이브에서의 호평을 기반으로 DJ 자리까지 꿰찼다.

"인터넷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수 있어 좋아요.

살아있는 음악을 하는 느낌이죠"

유리상자는 자신들을 PC통신 천리안(ID:Yuri97)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매일 팬들과 만나는 네티즌이라고 소개한다.

수시로 PC통신에 접속, 신세대의 감각을 익혀 작사에 도움을 받는다고.

인터넷에 홈페이지(http://www.chollian.net/~yuri97)도 개설, 가상공간에서
활발한 홍보활동도 벌이고 있다.

또 컴퓨터로 노래 가사를 작성하고 완성된 곡은 "ATARI"란 음악전문 컴퓨터
를 이용해 편집하는 컴퓨터 마니아들이라고 덧붙인다.

유리상자는 첫작품인 순애보를 선보이면서 세계 최초로 음반리콜제를
실시해 가요계에 또한번 화제를 모았다.

순애보를 산 구매자가 수록된 음악을 들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24시간안에 반품하면 돈을 그대로 돌려준다는 것.

유리상자는 "가수는 물론 인터넷 DJ로 가상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