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에 외국인들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국제핫머니인 퀀텀펀드를 운영하는 조지소로스의 고문인 메들리투자그룹
리차드 메들리 사장이 올해말까지 달러당 엔화환율이 1백30엔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떠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엔화환율은 달러당 1백22엔으로 급등, 원화환율도 덩달아 올랐다.

이와관련, 외환전문가들은 일본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엔화환율이
1백30엔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 연구위원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정부와
산업계가 더 이상의 달러 강세를 원하지 않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도 엔화금리(재할인율)가 0.5%로 사상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마당에 엔화가치마저 급락할 경우 자금이 해외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일본정부가 환율 상승을 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들리 사장의 "올 연말 달러당 1백30엔" 발언은 그러나 달러에 대한
투기적인 매수세를 촉발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하루 거래되는 국제외환거래 1조3천여억달러의 80%가 투기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1천여억달러의 단기외화자금을 움직이는 "조지 소로스"
의 고문이 엔화 약세를 전망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증권관계자들은 "경제의 기본여건을 감안할 경우 달러당 9백원
수준의 환율이 적정하다는 정부당국과 한국은행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계속 상승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을 되찾지 못할 경우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