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 처리가 기아자동차만 살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의 사표제출여부 <>할부금융사등 제3금융기관의
채권행사유예여부 <>기아자동차의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해소여부등
기아자동차 정상화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막후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채권금융기관 기아그룹은 IMF(국제통화기금)총회가 열리는 22일전
까지 관련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뒤 24일께 최종 처리방침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오후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이 주재한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기아자동차에 대한 원리금을 1년동안 유예하는 방식으로 기아자동차를
정상화시키기로 의견을 모은데다가 기아그룹도 기아자동차 외의 다른
계열사는 매각할수 있다는 융통성을 보이고 있어 기아사태처리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선홍회장의 사표제출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 채권단과 기아그룹이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기아자동차는 일단 부도를 면하되 차기
정부에 가서야 최종처리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기아자동차 정상화 =채권단이 다음주중 1년안팎의 채무상환유예를
결의할 경우 기아자동차는 당장 부도를 면할수 있게 된다.

또 부품업체인 기아정기 기아전자 기아중공업 기아모텍등 4개계열사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정상화가능판정을 받은 상태인 만큼 기아자동차의
정상적인 운영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원리금상환을 유예하는 것만으로 기아자동차가 정상화된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현실적으로 채권단의 신규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부도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아자동차는 올 연말까지는 부도를 면하겠지만 최종 처리에 대한
공은 차기정부로 넘겨질 공산이 높은 편이다.

<> 제약요인 =현재 기아자동차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최대요인은 김선홍
회장의 사표제출여부와 지급보증해소, 앞으로 예상되는 제3금융권의 부채
상환요구 등 3가지다.

현재로선 김회장의 사표제출여부는 채권단과 기아그룹이 서로 명분을
살리면서 타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즉 "1년정도의 자구이행기간을 준뒤 여의치 않을 경우 사표를 제출한다"는
정도의 각서를 제출하는 선에서 타협될 것으로 보인다.

류시열 제일은행장과 김회장은 20일께 만나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의 계열사에 대한 2조5천억여원의 지급보증도 걸림돌이다.

기아에서는 지급보증 또한 채권은행들이 양보하면 해소될수 있다고 주장
하고 있다.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제3금융권의 부채도 부담스럽다.

(주)진로의 경우 은행과 종금사들로부터 채무상환유예를 받았음에도 불구,
할부금융 리스 파이낸스 등 제3금융권의 빚독촉을 이기지 못하고 이달초
끝내 부도를 냈었다.

이에따라 기아그룹은 개별기관들을 상대로 기아자동차에 대한 채무상환을
일정기간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지만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 아시아자동차.기아특수강등 처리 =신용평가기관이 회생불능으로 진단함
에 따라 일단 제3자인수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아시아자동차는 대우그룹에, 기아특수강은 현대나 대우중 한곳에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기산은 공중분해나 법정관리를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아사아자동차의 매각에 반대해 오던 기아그룹도 종전보다
신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른 계열사 처리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전망이다.

실제 정부는 계열사정리를 위해 임창열 통산부장관 등이 내주초 현대
대우그룹의 최고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의사타진에 나설 예정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