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배역을 앞세운 방송3사의 드라마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한때 캐스팅의 어려움 등과 맞물려 신인 탤런트들을 주연급으로 과감히
기용했으나 (KBS "파랑새는 있다", MBC "예스터데이" "방울이" 등)
하반기엔 스타 모셔오기가 두드러지는 것.

아무래도 신인의 신선도보다 스타의 지명도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데
유효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가을개편을 전후해 3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수목드라마에서
잘 드러난다.

KBS2TV가 24일부터 "욕망의 바다" 후속으로 방송할 "그대 나를 부를 때"
(극본 손영목 연출 김종창)에는 최수종, 유호정이 캐스팅됐다.

경찰대학 출신으로 일선 경찰서에서 형사반장으로 근무하는 청년
강범수와 청각장애자지만 밝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인 김인화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MBC가 "내가 사는 이유"의 후속으로 10월15일부터 방영할 "영웅신화"
(가제, 극본 김지수 연출 신호균)에는 가수 신성우와의 결혼발표와
파혼으로 화제를 모은 톱탤런트 채시라가 출연한다.

삼형제의 각기 다른 인생행로와 사랑방식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채시라는
큰아들 인우와 결혼하지만 아버지들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파경을 맞는
중학교교사 예림역을 맡는다.

SBS는 10월8일부터 이정재 이경영 전도연 등이 나오는 16부작 "달팽이"
(극본 송지나 연출 성준기)를 방영한다.

"달팽이"는 나이 직업등이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인생관을
4부씩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드라마.

이정재가 초등학생 정도의 정신연령을 가진 꽃가게 배달원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스타 기용은 주말드라마에서도 나타난다.

MBC가 10월11일부터 방송될 "그대 그리고 나" (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 최진실 차인표 박상원 등 호화 멤버를 캐스팅한 가운데 KBS도
이를 의식, "파랑새는 있다"의 후속으로 계획중인 드라마에 이승연 배용준
김희선 등 톱스타들을 점찍어 섭외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