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전시회시즌을 맞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권과
미국 일본등의 유명 작가들이 잇달아 내한전을 가져 화랑가를 풍성하게
장식하고있다.

이에따라 국내미술팬들은 모처럼 세계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마음껏
만끽할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될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내한전을 갖는 작가들은 또 생존작가의 경우 대부분 전시기간중
한국을 찾아와 특강을 비롯 애호가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뜻깊은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태생의 프랑수아 모를레는 19일~10월2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내한전을 갖고 있다.

모를레는 71세의 원로작가로 구미에서 무려 1백30여회의 전시회를
가지며 활발하게 활동해왔으나 한국전은 이번이 처음.

단순한 선을 이용한 미니멀계열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발표해온 그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출품작은 두개의 캔버스를 겹쳐놓은 "중복과 투명"과 캔버스에 선을
그리는 대신 네온관으로 대체한 근작들.

국제화랑(735-8449)은 26일~10월25일 미국의 대표적 조각가 토니 스미스
(1912~1980)의 작품전을 연다.

건축가로 출발, 미국현대조각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그는 특히 생전에
많은 환경조형물을 제작했다.

검은색 금속을 재료로 정사면체와 정육면체 등의 반복과 집합을 통해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는 그의 작품은 광선의 변화와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과 명도를 연출, 독특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영국출신의 조각가 나이젤 홀은 23일~10월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549-7574)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조각과 드로잉 등 근작 20여점을 발표하는 홀은 원추형 단면과 쐐기형
막대형태를 통해 시각적 복합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출품한다.

조각의경우 작품사이사이의 공간마저 형태표현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그는 드로잉 또한 다분히 조각적인 기법을 사용, 질량감있게
표현해낸다.

19일~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데코화랑 (511-0032)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안젤라 오키핀티는 이탈리아의 중견 여류판화작가.

브레라 국립미술원 판화과교수로 재직중인 그는 이탈리아 주요공방에서
피카소 미로 등 거장들과 접촉하면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순수회화에 그래픽 요소를 가미한 기하학적 형태의 선들로만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들이다.

24일~10월23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503-9676)에서 개최되는 "일본
현대미술전"에서는 현재 활동하고있는 30대에서 50대까지의 주요작가
16인의 회화 및 조각 사진 설치 등 총 4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다양한 기법과 연령대의 작가들을 통해 일본적인 표현방식과 미감을
살펴볼수 있도록 꾸며졌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