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정부가 금융위기로 인해 댐건설 신도시조성 등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를 무기 연기키로 결정, 국내 건설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동남아는 국내 해외건설수주액의 70%를 점유하는 시장으로 태국 싱가포르는
물론 필리핀 등 인근 국내건설사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해외건설수주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급격한 공사량 감소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사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며 올 해외건설 수주목표 1백20억달러 달성에도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말레이시아 등의 이같은 방침은 동남아 지역을 휩쓸고 있는 외환위기로
인해 취해진 증시부양 및 긴축정책의 일환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총 사업비 34억달러 규모로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을 짓는 리니어 시티 개발계획 등 모두 5건의 대형 국책 프로젝트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또 <>49억달러 규모의 바쿤 수력발전댐 <>페낭국제공항
(사업비 8천5백만달러) <>푸트라 자야신도시(사업비 6억8천만달러)
<>말레이시아산악 고속도로 건설사업(민간사업) 등도 연기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도 일부 프로젝트를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5억6천만달러가 투입될 자카르타타워(높이 5백62m) 신축공사
와 수마트라섬과 말레이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59마일 길이의 세계 최장교
건설계획의 연기를 논의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프로젝트(nonpriority-project)
대부분을 연기할 계획이며 수하르토대통령이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중 말레이시아 바쿤 수력발전댐 건설공사는 이미 계약이 치러진 발주량도
계약의 발효시기를 연기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바쿤댐 송전로설비공사 등 상당량의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며 연고권에 의한 계속 수주도 당분간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또 리니어시티 건설공사 수주에 나선 삼성물산건설부문, 수마트라~
말레이시아본토를 연결하는 59마일의 교량 건설공사와 푸트라 자야신도시
개발사업 등에 국제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가하려던 일부 국내업체들의
수주영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현대 대우 등 대형 해외건설업체들은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
현지 지사 등을 통해 파급효과와 연기기간 등을 알아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별다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민간부문의 투자위축으로 투자형 개발사업에도 나쁜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 이에따른 파급효과와 필리핀 등 인근 국가에 영향을 줄 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증시부양책으로 건설공사 발주연기 조치가 취해진
것같다"면서 "시장여건에 따라 발주연기 기간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도 "민간부분의 투자위축과 차관공사의 감소도 예상된다"며 "이번
파장이 장기화되면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형 개발사업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삼성 극동 쌍용 등 대형 건설업체마다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으나
발주량 자체가 급감,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건설시장은 댐 공항등 각종 사화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진 90년부터 국내 건설업체들의 주요 건설시장으로
급부상, 현재는 전체 수주고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9억7천3백만달러, 인도네시아 7억8천2백만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는 등 매년 30% 이상씩의 수주 신장률을 기록하며
최근에는 투자형 개발사업이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방형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