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형제 자매로서 서로 사랑하고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갈 것을 선서
합니다"

22일 오전 8시 서울 관악구 봉천6동 서울 미술고(교장 김정수) 교정에서는
9백50여명에 달하는 남녀 학생들의 힘찬 다짐이 울려퍼졌다.

이 학교가 인성교육 강화계획으로 추진한 "전교생 형제.자매 결연식"이
열린 것으로 학년별로 반 번호가 같은 세 학생이 형제 자매의 인연을 맺게
된 것.

이 행사는 핵가족화와 부모의 과보호, 전통 가치관의 붕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도
방지하자는 취지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성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남매 관계는 되지 않도록 하고
삼형제 또는 세자매 관계만 맺어지도록 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행사는 형제 자매가 된 학생끼리 대열을 맞춰 결연선서를 한데 이어 2천원
안팎의 용돈으로 마련한 선물이나 평소 아끼던 물건을 징표로 교환하는 선물
교환식도 진행해 이 학교가 자리잡은 까치산 기슭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찼다.

이 학교 김홍현 상담부장은 "평소 서로 의지하고 생활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복이나 체육복 교과서 등도 서로 물려주도록 해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소외감이나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