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천연자원개발에 보다 적극
참여하는 등 양국간 경협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KDI) 초청으로 내한한 알렉산드르 레베드 러시아
민족공화당 당수는 "한국의 자본력과 러시아의 기술력이 어우러지면
확실한 성공이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베리아 지역의 천연자원개발은 미국 중국 등이 이미 선점하고 있어
한국기업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현재 시베리아 지역중 자원이 개발되고 있는 곳은 아직 10%에 불과하다.

한국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더군다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입장에서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적잖이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북한 남한 일본을 잇는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은 국가간 분쟁에
따라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해당국가 사이에 불신이 팽배해 있다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국가간 상호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북한의 김정일이 당총비서에 추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현재 북한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조만간 남북한이 통일될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 남한과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좋은 중계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통일한국이 강력한 이웃국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휴대용 개인 핵무기가 러시아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나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렇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를 조직할 것이다.

휴대용 개인 핵무기는 분명히 테러용 무기이다.

적절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러시아 경제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러시아는 너무 광활해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사실상 어렵다.

더군다나 관료들의 부패로 기업들은 과중한 준조세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투자 등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도 지나친 실정이다.

각 지방정부에 경제운영권을 최대한 이양하고 국가의 역할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