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화의신청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증권업계의 논쟁이
분분하다.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면서 환금성 부족에 따른 피해로 주가 하락세가
심화되리라는 부정적인 견해와 이미 예상되온 악재가 현실화된 만큼 그동안의
하락과정을 마무리하고 상승을 모색할 것이라는 희망론이 엇갈리고 있다.

또한 제3금융권이 채권회수를 지속할 경우 화의신청 자체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주가 향방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화의신청으로 기아그룹주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은 진로그룹의
전례에서 읽을수 있다.

진로그룹계열 3개 상장사는 화의신청일 이후 매매 재개되면서 평균 15.0%,
일주일뒤에는 평균 44.0% 급락했다.

22일 현재는 화의신청 직전에 비해 45.0% 하락했다.

거래가 하루 2회 동시호가때로 제한돼 환금성이 떨어지고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아그룹도 진로와 마찬가지로 거래없이 속락세를 보일 것"
(대우증권 박주창 과장)이라는 우려감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화의신청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리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법정관리 신청여부로 그동안 주가가 하락한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소폭에
그치고 상승반전을 모색하리라는 주장이다.

일부 계열사의 매각 등 자구노력이 전개될 예정인데다 기아자동차를 둘러싼
대기업그룹간 경영권 쟁탈전도 예상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지정후 지난 20일까지 증권회사(1백97만주
순매수) 보험(22만주) 개인(9만주) 외국인(2만주)들이 기아차를 꾸준히
순매수 해온데서 추측할수 있다.

"소문이 현실화되면 악재는 소멸되고 매수타임밍이 돌아온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부장)는 주장이다.

제3금융권의 반대로 화의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화의신청이 안받아들여지면 <>자금지원을 통한 기아그룹 회생 <>은행관리
<>법정관리및 제3자 인수중의 하나로 기아 해법이 전개될 것이다.

"정부 채권단 자동차업계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상태라
쉽게 기아그룹주의 주가 향방을 속단하기 어렵다"(한진투자증권 유인채
부사장)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