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화의신청을 한 22일 시장실세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외환시장의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잇따라 개입에 나서면서 사실상
통화환수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기아의 화의신청까지 겹쳐 추석연휴이후
안정세를 보였던 자금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2일 금융시장에서는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이 연 12.36%로 전일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단기자금 시장에서는 콜금리가 소폭 하락했으나 은행과 종금사에 지원됐던
국고여유자금 5천억원이 환수되면서 금융권간 자금수급에 차질이 생겨 시중
금리가 오르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국은행은 은행권의 지준적수가 크게 부족함에따라 이날 오후 늦게 1일물
RP(환매채)지원으로 1조3천억원을 시중에 풀었다.

종금사 관계자는 "은행지준마감일이어서 기아의 화의신청 소식이 주식시장
과는 달리 자금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조만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최근 환율안정을 위해 매입한 4억달러가
이날 결제되는 동시에 통화환수 효과가 생겨 자금부족현상이 일어났다"며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자금시장의 혼란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에만 발행하지 못한 회사채 물량이 2조원이상 남아있어 물량부담
으로 인해 금리상승세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