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사 - LA타임스 신디케이트 독점전재 ]

오는 99년 1월 공식 출범예정인 유럽통화통합(EMU)이 1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2년 2월 체결된 유럽통합조약(일명 마스트리트 조약)이후 하나의
유럽을 목표로 정치 군사 경제 등에서 완벽한 통합을 추진해온 유럽 각국은
서로 다른 경제력을 극복하고 유럽경제의 발전을 모색하기위해 단일통화권
형성을 모색해왔다.

98년 단일통화가입자격 국가 발표, 유럽중앙은행설립 등 남은 수순을
제대로 밟아 예정대로 2002년에 유럽단일통화 유러(euro)화가 완성되면
그 위력은 유럽경제의 부흥과 발전, 나아가 세계경제의 3극체제가 현실로
나타날게 분명하다.

그러나 재정적자를 GDP(국내총생산)의 3%이내로 제한하는 등 엄격한 가입
조건과 EU분담금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근 EMU 주도국인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유러화는 예정대로
진행되야 한다''는 주제로 글로벌 뷰포인트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정리=장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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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99년 출범할 유럽통화통합(EMU)을 ''전쟁과 평화''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런 비유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 시라크 대통령 =EMU에서 평화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콜 총리는 오랫동안 유럽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비전을 간직해온 사람이다.

그가 EMU와 관련해 평화의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생각한다.

유럽은 과거 수백년간 서로 전쟁을 일삼아온 국가들로 구성돼있다.

따라서 모든 노력의 최대 목표는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유럽단일통화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한다.

-유러화가 실패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보는가.

<> 시라크 =유러화는 정치적이고 평화적인 중요성뿐만 아니라 경제의
펀더멘털(기본조건)기능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경제는 미국 달러화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이는 막강한 미국경제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유러화는 미국을 추월하는 유럽 경제력을 발판으로 출발할 것이며 유럽
국가들에 강하고 안정된 통화라는 선물을 제공할 것이다.

유럽으로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유럽의 사회발전도 보장된다.

콜 총리와 나는 이 모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강자위치에 있는 유럽은 단일통화 탄생을 계기로 더욱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유러화가 없다면 유럽의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 시라크 =유럽 국민들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면 유럽의 발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강한 유러화가 탄생하면 이는 유럽의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증대라는 결실을
낳을 것이다.

-''각각의 재정적자를 GDP(국내총생산)의 3%이하로 제한한다''는 EMU가입
조건을 놓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 시라크 =간단히 말할 성질이 아니다.

재정적자 3%를 비롯해 기타 다른 가입조건들도 관료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낸 ''상상의 가공물''이 아니다.

모든 조건들은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있다.

-''3%''라는 기준이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는 것인가.

<> 시라크 =유럽통합을 공식화하고 있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3% 기준
이외에도 여러가지 기준이 명시돼있다.

이 모든 기준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EU지도자들은 어떤 국가가 가입기준을 충족시키고 있고, 조약이 명시한
의무를 시행하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물론 모든 회원국이 올해말까지 재정적자 ''GDP 3%''이내 라는 조건을 만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합격한 7~9개국으로 단일 화폐 유러화를 출범시키고 3년간의
유러화-각국화폐 혼용 과도기간을 거쳐 2002년 7월1일 유러화만 통용되는
진짜 유러시대를 열려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영국은 현재 EMU 참가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영국이 참여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가치있는 일인가.

일부에서는 영국을 EMU에 가입시키기 위해서 2년동안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시라크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

데드라인과 가입조건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러화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 분명하다.

어떤 이유에서든 EMU출범의 연기는 우리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다.

환율체계와 경제에 엄청난 파국을 불러올 것이며 자본 및 교역시장에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유러화가 자체 원동력으로 인해 결국에는 국가의 주권개념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시라크 =이는 유럽연합 초기부터 논쟁을 불러온 오래된 이슈다.

예컨대 농산물 가격이 해당국가의 시장가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유럽의
기준에서 정해진다면 이는 전통적인 주권개념에서 생각해보면 일종의 혁명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 프랑스 밀의 가격이 파리에서 정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프랑스 주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유러화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

-유러화가 세계각국의 금융 경제정책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

<> 시라크 =유러화는 우선 개별 국가가 경제적인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예컨대 한 국가가 수출증대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인 평가절하라는
수법을 사용할 수 없게될 것이다.

-이런 사태를 방지할 특별한 수단이라도 있는가.

<> 시라크 =우리는 안정과 성장이라는 기치아래 EMU에 동의했다.

단일화폐가 출범하기만 한다면 환율조작은 불가능할 것이다.

유러화는 경제정책과의 조화도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3억5천~4억명이라는 거대한 단일소비시장 및 공급시장이라는
이점도 생긴다.

이것이 바로 유럽이 세계 최대의 경제 금융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대륙으로
커가는데 있어 원동력이 될 것이다.

-경제 및 재정정책이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 시라크 =우리는 유럽을 ''소매가게 주인''으로 만들려고 하는게 아니다.

유럽은 영속적인 평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정치적이고 휴머니스트적이고
그리고 문화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다.

유럽은 이 모든 목적을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조건과 잘 조화시켜 이뤄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국방정책과 관련해 프랑스는 유럽국가들중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가 남부유럽에 대한 군사통제권을 손에 넣지 못하면 프랑스는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협상에 복귀하지 않을 것인가.

<> 시라크 =나는 프랑스의 남부군 지휘권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적이
없다.

남부군 사령관이 유럽인에 부여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프랑스의 NATO
복귀는 생각할 수 없다.

현재 미국이 나토의 최고사령관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각 지역 사령관은 유럽인들로 구성돼야 한다.

-자존심 문제로 볼 수 있는가.

<> 시라크 =아니다.

그것은 자존심이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문화적 차원의 문제다.

NATO는 지역의 안전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

이는 협약으로 명문화돼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각국의 안전보장이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유럽방위는 ''유럽인에 의한 방위''라야
한다는 점이다.


[ 약력 ]

<>사회장관 경제재무장관 재무장관
<>프랑스공화국연합(RPR)총재
<>파리시장
<>총리
<>현재 프랑스 대통령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