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의 여성 환경장관이 저돌적인 환경정책으로 프랑스정계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오넬 조스팽총리의 좌파내각에서 환경장관으로 등용된 도미니크 부아네
장관이 주인공.

프랑스 녹색당의 당수로 지난 95년 대통령 선거전에 나서기도 했던 부아네
장관은 기존 각료들의 틀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환경정책과 발언으로 프랑스
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부아네장관은 지난 6월초 취임직후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고속증식로
"슈페르피닉스"의 가동을 중단키로 하는 한편 라인강과 론강을 잇는 초대형
운하건설도 단호히 취소했다.

부아네장관은 이어 서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프랑스 핵연료 재처리시설의
해중 폐기물 유출을 "안전미흡"을 이유로 중단시키는 한편 파리근교
드골공항의 활주로 건설에 대해서도 환경상의 이유로 반대의사를 비쳐
건설을 지연시키고 있다.

또 대기오염의 주범임을 이유로 국내 디젤유(경유)에 대한 세제상의 특혜를
폐지할 것을 주장, 국내 운송업계와 자동차 업계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야기
하더니 지난 주말에는 상수 보호를 이유로 농민들을 집중 공격하고 나서는
등 좌충우돌식 행정으로 조스팽내각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부아네장관의 이같은 저돌성에 대해 "통제불능의 말썽꾼" 또는 "용기와
결단력을 갖춘 각료"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부아네장관의 지나치게 앞서가는 정책으로 인해 그녀를 입각시킨
조스팽 총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