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이 급진전, 김대중(DJ) 김종필(JP)
두 총재간 최종 담판을 앞둔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민회의는 24일 지난 19일 후보단일화 협상소위에서 공동정권 운영문제에
대한 절충을 마무리한뒤 이번주들어 내각제 형태와 관련한 이견조율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측은 협상 급진전의 배경으로 "자민련이 추석을 전후로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DJ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다 보수
대연합 구상에 여권이 제대로 호응해주지 않자 자민련으로서는 후보단일화
쪽으로 "갈 길"을 정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협상진전을 반영하듯 양당실무진은 두 김총재가 양당간 합의
사항의 이행보장방안과 후보단일화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두 김총재 주변에서는 오는 29일 창원 KBS 토론회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서
회동하는 방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창원회동이 성사된다고 해도 여기서 단일화문제가 완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주로 자민련쪽에 많은 의견이지만 후보단일화가 조기에 이뤄지면 반작용도
커 대선구도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회의
측도 상당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JP의 최근 언행은 단일화에 좀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JP는 지난 22일 CBS 주최 토론회에서는 "협상은 양측이 속셈을 드러내놓고
확인할때 성사될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데이어 23일 소속의원들과의 간담회
에서는 "10월에 최종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DJ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임을 내비쳤다.

JP는 또 김영삼 대통령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촉구하면서 "10월이 되면
여러가지 정치적 변화가 올 것"이라고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 협상 그물
에서 언제든지 탈출할 여지는 남겨뒀다.

결국 공동정권 내각제 등 실무진의 협상은 이달말까지 어렵지않게 마무리
될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후보단일화에는 시간이 좀더 걸리는 셈이다.

자민련으로서는 여권의 "보수대연합" 구상에 대해 미련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확실한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JP는 소속의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처지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