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헤드는 이제 더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드라이버 헤드용량이 가장 적정한 수준이다"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중순 열렸던 PGA용품쇼에 신제품을 출품했던
클럽제조업체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의견을 냈다고 근착 외신은 밝혔다.

90년대들어 헤드용량 확대경쟁을 벌였던 클럽제조사들이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헤드키우기에서 타구의 정확성과 비거리 향상 부문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헤드크기는 현재의 것으로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테일러메이드사의 딕 러그 클럽개발 팀장은 "골퍼들은 더 이상 큰 드라이버
는 원치 않는다"며 "헤드크기 경쟁은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PGA쇼까지는 헤드가 커진 드라이버가 경쟁적으로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현상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그는 이같은 현상과 관련해 티타늄을 소재로 현재보다 큰 헤드를 만드는데
기술적으로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큰 헤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일부 골퍼들의 반발도 거센 편이어서
헤드사이즈 경쟁은 3백cc정도에서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헤드크기 경쟁은 빅버사를 만들면서 세계드라이버시장을 석권한
캘러웨이사에서 비롯됐다.

캘러웨이는 헤드키우기에 불을 댕긴데 이어 특히 티타늄을 소재로 한
그레이트 빅버사(GBB)판매를 통해 헤드용량 확대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고 올초 GBB보다 헤드가 15%나 크고 샤프트도 1인치 긴 2백90cc
비게스트 빅버사(BBB)를 내놓았다.

이에따라 캘러웨이 다음으로 클럽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테일러 메이드사도
오리지날 티타늄 버블보다 헤드가 20%나 큰 2백85cc짜리 티타늄 버블2를
개발했다.

다른 클럽회사들도 경쟁적으로 클럽헤드사이즈를 확대했다.

2백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골프산업시장에서 드라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드라이버헤드키우기 경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PGA쇼를 마치고 클럽제조사들은 헤드용량 크기를 갖고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은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3백cc 이상이 되면 다루기가 부담스럽고 공기저항도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는 크기보다 편리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들은 헤드크기 확대경쟁을 가능케했던 소재인 티타늄을 이용해 현재보다
큰 헤드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것을 일차적인 이유로
들었다.

즉 헤드가 커지면 그만큼 더 긴 샤프트가 필요한데 이는 골퍼들의 스윙
불안정을 초래,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또한 비거리도 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골퍼들이 큰 헤드에 부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클럽매장의 드라이버
판매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세계골프관 그린골프프라자 반포골프백화점 등의 클럽판매전문가들은
올들어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이버로 BBB 테일러메이드버블2
S야드 카무이 기가딤플 등을 손꼽았다.

이들의 헤드용량은 2백70cc에서 2백90cc사이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클럽중 가장 큰 헤드를 갖고 있는 3백10cc짜리 메가티탄
드라이버는 예상밖에 판매가 저조한 편.

메가티탄은 샤프트길이도 47~48인치로 너무 길어 골퍼들이 부담스러워한다
는 설명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