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의 지지율 하락과 그에 따른 민주계 일각의 이탈 움직임, 후임
대표 선정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 등으로 신한국당이 걷잡을 수 없는 위기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대표의 지지도가 내달 들어서도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에는 비주류중 "당내 잔류파"들도 후보교체론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이 내분은 당권투쟁의 양상으로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민주계등 일부 비주류측 인사들은 24일 이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이대표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연대서명작업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와 함께 이인제 전경기지사를 지지하는 현역의원 10여명은 이대표의
지지율 반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내달초 집단탈당해 자민련 민주당 무소속
의원 10여명과 함께 "이인제 신당"에 가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환 고문계 의원 9명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대표인선문제와
관련한 이대표의 입장을 양해, 이대표체제의 안정을 위해 노력키로 하고
25일 행동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갖기로 했던 계보모임도 취소키로 결정
했다.

이대표측은 이같은 당내의 여러 움직임에 개의치 않고 오는 30일의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회창 총재체제"로 확고히 굳히면서 당체제를 대선
체제로 전환,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날 김영삼대통령과 단독회동한 박찬종고문과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
의원은 이날 오전 프라자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이대표의 지지도 하락추세가
10월초까지 지속될 경우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