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신청으로 혼란이 거듭되는 기아사태로 인해 대외신인도 추가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내 한국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 발행 후유증도 속속 드러나 향후 한국물의
발행조건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그룹 화의신청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이 발행한 채권 등 한국물 유통가격이 5BP
(0.05%) 정도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행자 입장에선 금리 인상을 뜻한다.

이는 유통시장 가격이 발행조건 결정때 벤치마크가 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해외차입 코스트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와함께 산업은행이 글로벌본드를 당초 계획보다 5억달러나 많은 15억
달러치나 발행한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이 최근 해외차입을
시도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것은 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 발행탓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더많은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 "올해 발행될 한국물은 더이상
없다"며 해외투자자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금융계는 가뜩이나 외화자금 사정이 안좋은 상황에서 이같은 무리수가 속속
드러남에 따라 결국 자금차입 코스트만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