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4명의 회원이 함께 하는 교보증권 산악회는 큰산(?)들이 모여 산을
오른다.
회원의 절반이상이 과장급 이상으로 평균 연령 또한 40세 정도이니 정말
큰산들의 모임이 아닌가.
지난 94년 건전한 여가활동으로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악회는 정기적으로 매월 셋째주 주말 한차례씩
산행을 한다.
또한 비정기적으로 토요일마다 북한산을 오른다.
그렇게 해서 그동안 오른 산은 서울 근교의 삼악산에서 멀리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 등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 8월엔 강원도에 있는 치악산에 올랐다.
앞에서 잡아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산을 오르고 나면 서로간의 애정이
몽실몽실 피어난다.
특히 험한 산을 오르고 나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다른 때와
유별나다.
특히 지난해 설악산으로 떠난 무박2일 등반은 기억에 남는다.
새벽 1시 오색약수를 출발한 회원들은 아침이 되어서야 대청봉에
올랐지만 갑자기 몰아닥친 소나기와 돌풍으로 서둘러 산을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원 대부분이 중장년층으로 하산이 12시간가까이 소요되었으며
안타깝게 몇명의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항상 험한 산만을 오르는 것은 아니다.
험한 산과 험하지 않은 산을 골고루 안배해가면서 선택한다.
회원들의 체력과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염두에 둔 까닭이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원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가파른 산을 오를때면 숨쉬기가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정상에 섰을때의 쾌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다.
바로 자기와의 인내력 싸움을 통해 건강관리 및 정상정복의 기쁨을
만끽할수 있다는 점이 등산의 장점일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 이러한 기쁨을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