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부산.경남지역 노사협력경진대회에는 모두 13개회사가 참여,
그동안 쌓아온 협력관계를 자랑하며 열띤 경합을 벌였다.

이날 최우수업체인 한진해운 (대기업 부문)의 노사협력 사례를 요약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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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노사관계는 80년대말 해운산업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전국적
으로 노사분규가 확산되면서 급속히 악화됐다.

특히 88년5월 경영악화로 쓰러진 대한선주를 인수 합병한뒤 노노갈등이
표출돼 위기를 맞게 됐다.

한진해운측과 대한선주측 노조간의 끊임없는 세력다툼은 노동쟁의로 비화됐
고 선박이 제때 출항하지 못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노조활동도 1년간 마비되기도 했다.

위기대처능력과 경험이 부족하기는 노조나 회사나 마찬가지였다.

이 바람에 87년이후 93년까지는 매년 5~6개월씩 협상을 벌이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노사관계는 노조 집행부가 노조갈등 해결에 나서고 회사측이 노조입장을
수용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노조는 투쟁만으로는 실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 조합원 복지증진 및
회사 발전에 주력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수렴, 51개 항목으로
정리한뒤 회사측에 개선을 요구했다.

회사측 태도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회사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 해상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
과 복리후생 증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또 약속대로 불만을 하나씩 해결해 주었으며 경영실태를 공개, 신뢰회복에
주력했다.

사소한 문제는 월례 노사간담회에서 대화로 해결했다.

회사는 사원들이 주택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중시, 93년 사원아파
트 건립에 나서 96년말 2백1세대를 입주시켰다.

95년에는 해운업체로는 처음으로 개인연금을 도입했으며 총 1백5억원의
사내복지기금을 조성해 사원자녀 학자금이나 주택자금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또 해상직원들에게 이사선장이나 이사기관장 등 임원 직급을 부여하는
신인사제도를 도입, 사기를 북돋아주었다.

선원가족상담실을 통해 고충해결에도 힘을 쏟았고 선원가족한마음잔치,
해상직원부인 무료 교양강좌, 추계단합대회 등 선원가족들을 위한 일에 적극
나섰다.

회사의 이같은 노력으로 노사간 신뢰는 쌓이기 시작했으며 95년에는 노사
화합결의대회를 갖는 결실을 거두었다.

한진해운은 이 대회를 계기로 3년 연속 임단협을 무교섭으로 타결하는 등
협력적 노사관계를 확고히 다졌다.

한진해운은 노사관계 개선에 힘입어 세계 5대 선사로 성장했으며 92년
국내 선사로는 처음으로 연간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무재해와
매출 2조원 돌파를 동시에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 부산=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