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노사협력경진대회가 열린 부산일보사 대회의장은 아침 일찍
울산 진주 등에서 올라온 참여업체 근로자 3백여명의 응원열기로 시종일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선에 오른 4개 업체 발표자들은 저마다 노사갈등을 극복, 협력적 노사
관계를 구축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노사화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대회는 참여업체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대회장에 나온 근로자
들을 막판까지 긴장하게 했다.

1차 서류심사와 하루전의 2차 현장심사에서도 업체간 점수차가 매우 적어
최후승자가 대회장에서 가려지게 됐기 때문.

이같은 사정이 알려진 탓인지 근로자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2시간동안
졸거나 자리를 비우지 않고 응원에 열중했다.

경쟁사 발표자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자사 발표 때는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대회장 옆과 뒤 벽에는 "무분규 9년! 노사협력의 원천"(두원중공업),
"협력적 노사관계로 신노사문화를"(한국제지) 등 플랭카드가 응원열기를
더했다.

<>.노사협력 사례발표는 공교롭게 중소기업부문 2개 업체에서는 회사
임원이, 대기업부문 2개 업체에서는 노조위원장이 맡았다.

두원중공업 김병화 관리이사와 풍산엔지니어링 정인경 노사협의회의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노사관계 변천과정을 설명한 반면 한국제지 김상진 노조
위원장과 한진해운 김필재 노조위원장은 힘차게 발표했다.

특히 대기업부문 두 노조위원장간의 대결은 치열했다.

김상진위원장은 목청을 높여 웅변을 했고 김필재위원장은 원고를 덮어놓고
구수한 언변을 과시,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원중공업은 사례발표 말미에 공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잘 정비된 회사
정원을 슬라이드로 공개, 다른 기업 근로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병화 이사는 "정원에 해바라기 참깨 유채 등 각종 화초를 심고 빈
공간에서 염소 닭 새 등을 기르고 있다"고 설명.

또 "지난해 참깨 90포대를 생산, 50포대를 기증했다"면서 "잘 정비된
정원은 사원들의 정서함양은 물론 노사화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상필 심사위원장(부산대 명예교수)은 대회가 시작되기 직전 "경진
대회 참여를 신청한 13개 노사협력우수업체 가운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
심사를 거쳐 4개 업체가 최종결선에 올랐다"고 설명.

박위원장은 대회가 끝난뒤 "참여업체들의 점수차가 그야말로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했다"고 밝힌뒤 부문별 최우수업체를 발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탓인지 심사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승자의 환성과
패자의 한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그러나 다함께 박수를 치며 노사화합을 다짐했다.

< 부산=김광현.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