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는 약 "리덕스" (성분명 덱스펜플루라민), "폰디민" (펜플루라민),
"펜펜" (펜플루라민+펜터나민) 등 3종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수거조치가 최근 내려졌다.

보건복지부도 이들 성분을 포함한 제제의 제조 및 판매허가를 철회키로
했다.

이들 약물을 복용한 비만인의 약30%에서 심장대동맥에 부작용이
발견됐다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조사결과는 중증비만자들의 마지막 남은
탈출구마저 빼앗아 버렸다.

경희대 의대 김영설 (내분비내과) 교수는 "암페타민은 매우 심한
공격성향을 유발하고 탐닉성과 환각성이 강해 이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은
리덕스 폰디민 펜펜 등의 약물이 비만치료제로 오랫동안 사용돼왔다"며
"표준체중의 30%를 초과해 몸을 가누기 힘든 비만인에게는 유일한
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약은 기면증 (근육이 무력해지며 낮에도 잠이 쏟아져 주체할수
없음)에 쓰이는 암페타민의 유도체로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약 10여년전부터 부작용이 알려져왔으나 중증 비만증에는 이렇다할
비만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널리 사용돼왔다.

부작용으로 불면증, 공격적 성향, 심장박동이 점진적으로 강해지는
심계항진, 심지어 원발성 폐성 고혈압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희귀성 고혈압)을 유발할수 있다.

이밖에 피로 설사 구강건조증이 생긴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비만을 "치료해야 할 병"이라고 규정한 지난해
5월이후 이들 비만치료제는 큰 인기를 몰고 왔다.

특히 FDA는 지난해 4월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리덕스를 비만치료제로
허가하는 용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약들조차 접할수 없게 됐으니 중증 비만인의 치료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