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주주가 아닌 제3자가 해당기업의 뜻과 달리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적대적 M&A 시도는 특히 요즘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의 하나다.

올 1월 표면화된 미도파에 대한 신동방 등의 M&A 시도는 결국 대농그룹의
해체까지 몰고 왔다.

이 사건은 외국인투자자가 개입된 최초의 사례다.

김&장(신동방측) 태평양(성원그룹측) 세종(미도파측)이 배후에서 힘을
겨뤘다.

신동방과 합세한 홍콩의 칭콩그룹(페레그린증권의 모회사)이 지난해부터
대농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미도파주식을 집중 매집하고 여기에
성원그룹이 가세했다.

미도파가 뒤늦게 사모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채권)를 발행해 방어
하려 했으나 상대방의 적절한 공격(법원의 CB발행금지가처분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우호세력의 도움으로 BW를 발행하고 전경련이 대농측을 비호, 신동방은
미도파 경영에 협조키로 하고 물러섰다.

중간에서 성원그룹만 약3백억원의 시세차익을 냈었다.

김&장에서 정계성 이경훈 서정걸 박상열 변호사, 태평양에서 서동우
양시경 이준기 변호사가 일을 맡았다.

세종에서 대농 박영일회장과 관계가 돈독한 신영무 대표변호사를 비롯,
허창복 이창원 김상만 양영태 변호사가 방어에 나서 일전을 겨뤘다.

지난해 상장요건이 강화되자 큐닉스컴퓨터는 상장사중 규모가 가장 작은
범한정기(현 EnK디지탈)에 대해 공개매수를 시도한다(작년 6월).

공개매수가는 주당 3만2천원.

그러나 범한정기가 자사주펀드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를 올리자 포기
했다.(그후 범한정기 대주주는 엔케이텔레콤에 주당 6만원선에 지분과
경영권을 양도했다)

김&장에서 조대연 이경훈 허영만 변호사가 공격자측에 참여했었다.

올 1월에 표출된 대구종금사건은 지역정서 때문에 경영권인수에 실패한
특이한 사례다.

신무림제지 갑을그룹 화성산업 대구은행 등 4대주주가 15-20%씩의 지분을
갖고 공동경영하던 대구종금에 대해 부산의 태일정밀이 신무림제지와 갑을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지역정서가 강한 대구지역 상공인 주주들이 화성산업을 중심으로 방어에
나섰다.

결국 우세세지분을 자신하지 못한 태일이 화성측에 협상을 시도, 대외적
으로 공동경영에 합의했다.

기존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40%이상 확보하는데 8백50억원가량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자인 태일정밀측에 김&장에서 박상열 이경훈 김철만 변호사,
화성산업측에서 태평양의 서동우 양시경 박현욱 변호사가 맡아 공방을
벌였다.

신성무역건은 지난4월 증권거래법 개정이후 공개매수가 성사된 첫 사례로
꼽힌다.

기모노 및 실크원단 수출업체인 신성무역 주식을 사보이호텔측이 시중
매집세력으로부터 대량매수했다.

사보이가 24.7%, 사보이와 친분이 있는 임정훈씨가 9.38%의 지분을 신고
했고 사보이측이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신성무역측은 사보이의 주식매집 및 보유(파킹)가 불법임을 주장하며
맞섰고 증감원에서 "불법" 판정을 내렸다.

주식파킹의 불법성을 정식으로 인정한 첫 케이스다.

사보이측은 불법취득분을 매각한후 공개매수를 강행, 기어코 인수하고
말았다.

대주주인 김홍건 사장쪽은 김&장이 맡아 현천욱 노영재 박종구 서정걸
변호사가,사보이호텔측을 세종이 맡아 심재두 임재우 이창원 김용호 우라옥
양영태 변호사가 각각 참여했다.

작년 8월에는 OB맥주의 주식을 영남지역 소주3사(금복주 대선 무학주조)가
장내매집을 통해 약 30%가량의 지분을 확보, 두산그룹을 위협했다.

지방사들은 회계장부열람 가처분신청을 카드로 썼고, 이 문제가 법원에
계류되는 동안 타협이 이뤄졌다.

소주3사 보유지분을 OB가 되사는 대신 그린소주는 영남지역을 공략하지
않고, 소주3사는 각사 유통망을 통해 0B맥주 판매에 협조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에서 박용오 회장의 조카사위인 삼정의 최원현 변호사(최변호사는
김세권 대표변호사의 사위이고 김변호사는 박회장의 자형임)가 김병옥
양장환 변호사와 팀을 이뤄 맞섰다.

지방소주측에서 김&장의 박병무 윤병철 이현철 박웅 변호사 전웅 회계사가
공세를 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