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에 날개를 달아줄 묘책은 없는가.

정부의 증시안정책 발표설로 조심스레 상승반전을 모색하던 주가가 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돌변" 하면서 증시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주가를 끌어내렸던 외국인 매도가 주춤해졌음에도 주가
하락폭이 컸다는 점에서 증시 앞날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시중금리 상승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주가 급락의 원인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 금융.외환시장 불안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이번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원.달러환율과 시중금리의 급등이다.

해결기미를 보이던 기아그룹문제가 급작스런 화의신청으로 꼬이기 시작하며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914원선까지 오르고 회사채 수익률은 12.5%까지
뛰었다.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기아그룹의 화의신청(22일) 이후 3일동안 1천65억원어치나 처분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금리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기아그룹의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부도후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중자금사정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으나 시장안정에는 역부족이다.

<> 수급 불균형 =주식수요의 바로미터격인 고객예탁금이 2조5천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매물압력을 높이는 신용융자금액은 3조2천억원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단순한 수급불균형이 7천억원에 이른다.

9월중(1~24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2천1백98억원어치와 7백3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큰손"들도 "팔자" 일색이다.

개인투자자들만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 호전 가능성 =9월중 무역수지가 균형 내지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게 몇안되는 기댈 언덕이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면 달러화가 유입되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안정되고 시중자금사정도 호전된다.

재경원은 10월이후에도 무역수지는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아직까지는 "립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주가의 자유낙하운동을 멈추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 한도 확대, 일본 투자자의 이중과세문제 해소 등 수요진작책과
한국통신 상장순연 등 공급억제책이 골자를 이룰 경우 반전의 계기를 마련
할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 향후 전망 =지수 하락은 당분간 계속돼 전저점(61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아그룹의 부도유예협약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29일까지는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원.달러환율은 910원대에서, 회사채 수익률은 12.5%이상에서 머물 것이란
전망이 많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