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모터쇼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소형차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하면
기아자동차가 전시부스의 전면에 내세운 세피아II는 이번 모터쇼에 등장한
오펠의 아스트라, 폴크스바겐의 골프나 같은 유형으로 분류할수 있다.

소형차지만 차체를 오히려 키우고 실내공간도 대폭 확대해 중형차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가 국내에서 세피아II의 광고를 하면서 "중형차처럼 기분 좋은 차"라는
헤드카피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컨셉트다.

세피아는 우선 차체부터가 커졌다.

전장이 7cm 길어진 것을 비롯해 전폭 전고 모두 확대됐다.

실내공간은 더욱 커졌다.

실내장이 9cm, 실내폭이 2cm, 실내고가 4cm씩 각각 넓어져 중형차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세피아는 따라서 국내 동급 차량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게 됐으며
해외 경쟁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축거도 6cm 가량 길어져 주행감도 훨씬 개선됐다.

안전도도 크게 높아졌다.

슈퍼컴퓨터와 다양한 충돌시험을 거쳐 개발한 CIAS 차체를 적용, 충돌시
충돌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할수 있도록 했으며 차체의 37%를 고장력
강판으로 사용했다.

또 저폭발 에어백을 적용해 어린이및 노약자의 에어백 사고를 방지하고
기존 2단계로 적용하던 ABS를 3단계로 확대했다.

도어 두께도 1백95mm로 두꺼워졌으며 2열식 도어임팩트바를 적용했다.

고강성강판및 도어트림, 차일드 록 등도 측면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 재질의 연료탱크 적용으로 환경보호와 충돌시 화재를
예방할수 있게 했다.

또 충돌시 안전벨트가 늘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기능인 ELR(에너지 록
리트랙터)외에 겹재봉장치를 적용해 안전도를 높였다.

기아가 가장 자랑하는 부분은 소음을 크게 줄였다는 것.

대시패널에 7겹의 샌드위치 구조 방음.방진재를 적용했고 플로어패널은
4중구조로 만들었다.

알루미늄 오일팬과 2중커버의 타이밍 밸브, 배기파이프의 직선화로 소음을
차단했다.

이와 함께 엔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음을 잡기 위해 흡기통로에
레조넌스 챔버를 3개 장착, 전회전 영역에서 흡기소음을 줄였고 2중 커버의
타이밍밸브와 알루미늄 오일팬, 진동저감 댐퍼풀리를 사용해 정숙성을
높였다.

또 공기저항계수(cd)를 0.29까지 낮춰 풍절음을 억제시켰다.

가스식 쇼크업소버를 사용해 승차감과 직진안전성, 선회안정성도 높였다.

1.5BFD 엔진은 최고출력 1백1마력, 최고시속 1백87km를 낸다.

라인업 제어방식의 가변비례제어밸브(VFS) 방식의 자동변속기는 구형
세피아에 비해 변속쇼크가 크게 줄어들었다.

외관은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다.

특히 공기역학을 감안한 라디에이터 일체형 초대형 범퍼와 중후함이 넘치는
U자형 보닛은 넉넉한 소형패밀리세단으로서의 이미지를 갖췄다.

인테리어는 실용성 위주의 설계로 조직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각종 장비들을
장착했다.

특히 일체형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개방감이 뛰어난 리어글라스는 안락감을
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