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경희 성균관대 등 서울 북부지역 14개 대학은 25일 국민대
체육관에서 취업박람회 "97 열린 채용마당"을 개최했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취업박람회에는 쌍용그룹 4개 계열사와 현대자동차
한불화장품 대우자동차 남광토건 대림정보통신 등 27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14개 대학 졸업예정자 약 5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가을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14개 대학외의 타대학
학생들까지 몰려 길게 줄을 늘어서는 등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 가를
단정적으로 보여줬다.

덕성여대 영문과 4학년 김록희씨는 "학과로 직접 오는 원서가 없어 직접
원서를 찾으러 다니고 있다.

하지만 받아주는 곳이 있을지 불안하다.

학과 동기 43명중 절반에 가까운 20명은 취업이 어렵게 되자 휴학을 하고
아예 외국으로 언어연수를 떠나버렸다"고 말했다.

건국대 경영정보 4학년 유동오씨는 "뽑는 곳이 줄어들어 직장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피부로 느껴진다.

지난 대학생활 동안 너무 막막하게 준비해온 내 자신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예전에는 전망좋고 안정적인 기업만을 찾던
학생들이 보험 자동차 세일즈 등 영업분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실 인력운영팀 문진수 대리는 "예전에는 인기있는
정보통신 금융 광고 분야 등으로만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

그러나 요즘은 보험 자동차 등의 영업쪽을 문의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덕여대 경제학과 4학년 이혜수씨는 "가고 싶은 곳은 정보통신과
유통쪽 이지만 어디든 취업만 되면 들어가서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국민대 졸업준비위원회장 정강석(무역4)씨는
"취업난 속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취업준비를 하자는 의도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주를 취업주간으로 선포하고 취업강연회와 여대생 취업특강을
가졌으며 면접 및 인.적성검사 실전연습, 인터넷원서접수법, 코디 및
화장법까지 가르치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