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지의 국제사기단에 속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무공 마닐라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에서 "금괴 30톤(시가
2억5천만달러)을 60%의 가격으로 은밀하게 처분하려 한다"는 말로 해외
기업들을 현혹시켜 사기에 끌어들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미끼에 속아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만 2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사기단들은 L사 K사 등 국내 대기업에서도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단들의 수법은 조직적이고 지능적이어서 속기 쉽다.

먼저 사람을 끌어들여 현물을 보여주며 헐값에 팔겠다는 의사를 전한다.

현물은 금 니켈 및 골동품으로 다양하다.

정부고위층의 협조를 받고 있어 감정서는 물론 거래보증서 반출승인서
등의 문제를 걱정하지 말라고 상대를 안심시킨다.

제품이 의심스러우면 감정을 받아보라며 금괴 일부를 떼어주기도 한다.

감정 결과 진품으로 드러나면 확실한 거래를 위해 선금을 주게된다.

선금을 건네는 즉시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또 금광을 함께 개발하자고 제시한 후 건설장비나 기계류를 교묘하게
가로채는 사례도 있고 마닐라 앞바다에 침몰해 있는 보물선을 인양하자며
사람을 만나 금전을 탈취하기도 한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