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자산운용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침체로 주식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형편인데다 잇따른
부도사태로 기업대출을 억제하면서 현금과 예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수익율이 연 12~13%에 달하는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어음(CP) 표지어음 콜등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자산운용수익율 관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2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33개 생보사의 현금과 예금규모는 지난 7월말 현재
12조8백13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14.5%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의 8조9천3백60억원보다 35.2%나 늘어난 것으로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현금및 예금비중도 1.5%포인트나 높아졌다.

삼성은 현.예금이 전체 운용자산의 12.7%인 3조8천3백25억원으로 전년동월
보다 1조3천5백여억원이 늘어난 상태이며 교보는 2조5천1백61억원으로
5천9백여억원, 대한은 1조6천5백38억원으로 3천1백여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특히 신설생보사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현.예금의 비중이
높아 한성 등 11개 지방생보사는 25.2%(9천5백72억원), 대신 등 6개 전국사
는 20.6%(1조4천3백52억원)에 이르고 있다.

일부 신설생보사들의 경우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희망기업에
대한 심사분석능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 대출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주거래은행에 특정금전신탁등을 가입하는 방식으로 우회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현.예금규모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감독원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현.예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은행 등
타금융권을 경유한 간접투자의 성격이 강한 만큼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위해
전체자산의 일정비율 이하로 현.예금규모를 억제해 줄것을 생보사에 통보
했다"고 밝혔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