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쇠고기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키는 O-157:H7균이 미국 네브래스카산 쇠고기에서
검출된데 이어 이미 8월초까지 이 지역산 쇠고기 1만1천톤이 수입된
것으로 알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 쇠고기 기피현상이 늘고 있다.

농림부와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수입된 미국 네브래스카산 쇠고기
1만1천톤도 병원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재 수입된 쇠고기
전량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 병원균이 검출될 경우 전량 폐기처분키로
했다.

28일 농림부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입쇠고기에 병원균 검출이
발표된 26일 오후부터 백화점이나 축산물판매점등의 수입쇠고기판매량이
급감,하루평균판매량이 전날보다 20~50% 가까이 줄고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으로 한우에 대한 불신감도 확산,아예 쇠고기구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중산층이상의 고객이 대부분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종전에는 수입쇠고기의
하루판매량이 5백kg이상 됐으나 이 사건으로 수입쇠고기나 한우의 판매가
급감하는 반면 돼지고기의 수요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수입쇠고기의 경우 20~50%가량,국산한우의 경우
10~20%가량 판매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전국에 1천여개의 수입육전문점을 회원으로 둔 수입육
전문유통협회는 당분간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일산시에 사는 주부 최연희씨(33)는 "미국산수입쇠고기뿐
아니라 시중에 유통되는 다른 수입육류나 국산육류는 괜찮을까하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검역당국과 정부가
품질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