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독수리(Vulture)는 다른 동물들의 시체를 먹고 산다.

M&A에 있어서도 부도기업이나 이에 준하는 기업이 발행한 부실채권이나
기업을 인수한후 정상화시켜 투자원금의 몇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가리켜 벌처 비즈니스(Vulture Business)라고 한다.

이러한 사업은 먼저 주도면밀한 인수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검토의 제1원칙은 회수불능 위험정도와 회생 가능성이다.

둘째는 회생기간과 투여해야 할 요소들의 계산이다.

셋째는 인수가격이다.

부도기업들은 일반적인 기업활동을 영위하기 매우 어렵고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태에서 어떻게 회생시키느냐가 인수결정
여부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때 인적인 요소와 물적인 요소를 적당한 시점
에서 투입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부도기업이기에 인수가격은 매우 저렴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기업의
소유주로부터 부의 자산(부채와 자산간의 차액) 규모 만큼의 보전을 받고
인수하는 경우도 있을수 있다.

한편으로 채권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때 채권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채권을 헐값으로 구입하여 기업을
회생시킨후 원리금 상환을 받는 것도 벌처 비즈니스의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북한이 발행한 채권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액면가의 15~20%에 해당되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그 채권은 원리금을 합쳐서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처 비즈니스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영우통상(현재 한솔CSN)이 이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부도 직전의 부실기업인 영우통상을 인수하여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여
현재 회생시켜 가고 있다.

최근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인하여 많은 우리기업들이 구조조정과정을
겪고 있다.

부실화된 기업들이 오히려 돈을 주면서까지 인수해 달라고 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벌처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킬수 있는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제도적인
지원과 이 방면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여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