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인시대는 구석기시대, 환웅은 전기 신석기시대,
환웅과 곰의 결혼단계는 후기 신석기시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윤내현 단국대교수는 개천절 43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10월1일
단국대 난파음악관)에서 발표할 "단군신화의 역사적 해석"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단국대가 "단군신화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주최하는 이번 국제학술회의
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윤교수는 환인시대에 대해 "단군신화중에서 환인의
아들인 환웅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부분은 당시의 떠돌이 생활을
상징으로 나타내고 있는 만큼 60만년전부터 시작돼 1만년전에 끝난 구석기
시대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상에 정착한 환웅의 시대는 농업에 큰 비중을 둔 전기신석기시대
라는 주장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은 신을 거느리고 곡식 인명 질병 형벌 선악을
주관했다"라는 부분에서 곡식이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당시가 이동생활을
마치고 마을을 이뤄 살았던 농업사회였기 때문이라는 것.

윤교수는 또 환웅과 웅녀가 결혼하는 단계는 환웅시대에 형성된
마을들이 연맹체를 이루는 후기 신석기시대라고 덧붙였다.

하느님을 숭배한 환웅 씨족마을과 곰을 신앙대상으로 삼은 씨족 마을간의
결합은 당시 마을간의 연맹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호랑이가 결혼에 실패한
것은 이 동물을 숭상했던 씨족마을이 약체였음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기원전 2333년의 시기는 한반도의 청동기시대가
기원전 1000년께라는 점에서 청동기 중기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윤교수는 "신화나 전설은 역사적 사실이 입과 귀를 통해 전해지는
과정에서 압축되고 윤색되지만 거짓으로 꾸며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단군신화는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된 우리역사를 압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이밖에 <>단군 삼대 기사의 신화론적 고찰
(황패강 단국대교수) <>일본의 개국신화에 영향을 미친 고대한국의 신화와
중국 율령제의 사상 (미츠마에 다케시 일본 내량대교수) <>여러민족의
상이한 신화들의 비교 (시티븐 J.레노 미국 남오레곤주립대 총장)
<>사수 태양과 자연의 두 주인에 과한 신화 (니키티나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대 교수) <>한중 개국신화의 비교연구 (단보림중국
북경대교수)가 발표된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