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김달진 문학제가 26~28일 경남 진해에서 열렸다.

이곳 출신인 월하 김달진 (1907~89) 시인의 문학과 삶을 기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1백50여명의 문인이 참가, 다양하고 내실있게 진행됐다.

최영호 제전위원장 (해군사관학교 교수)은 "문학정신을 살리면서 풍성한
이벤트를 접목시켜 지역축제의 한계를 극복할수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전국축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7일 오후 2시 진해시민회관에서 개최된
"현대시와 가치" 심포지엄.

소설가 박완서 김원일씨와 시인 오세영씨의 기념강연에 이어 "현대시와
세속성" (이남호), "정보화사회론의 쟁점들" (박형준)이 발표됐으며,
김선학 이동순 이은봉씨가 토론자로 참가했다.

이들은 "대중문화의 물결속에서 문학도 세속.비속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맑은 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문학 본연의 자세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를 지켜본 문학지망생 김영란(26)씨는 "글로만 대하던 시인
소설가와 문학평론가를 많이 만난 것도 기쁘지만 깊이있는 내용과 열띤
토론이 문학적 열정을 더욱 북돋워줬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제2회 월하 전국백일장이 열렸다.

이날 서울 구로노인복지관의 김봉주(72) 할아버지가 부부동반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는데 김씨는 대학.일반부 참방으로 뽑혀 만년 "문학소년"의
꿈을 이뤘다.

28일 오전 8시에는 진해시 소사동 김달진 생가에서 안내판 제막식이
있었다.

제전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안내판뿐만 아니라 김달진 문학표징비 건립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오후 2시에는 진해 마산 창원일대 노인들로부터 과거의 생활상을 듣는
제1회 옛생활사 구술대회가 열려 지역문화와 역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행사에는 대회장인 시인 박재두씨를 비롯해 김종길 성찬경 나태주
최동호 송재학 엄원태 서지월 이월춘 박태일 우무석 성기각씨, 소설가
박덕규 전경린씨, 문학평론가 김윤식 홍기삼 김장호 정현기씨 등이
참가했다.

< 진해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