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건설업계] (1) '부산' .. '대출받기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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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중견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향토의 간판기업들마저 도산행렬에 휩쓸리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인 국제종합토건을 비롯 충남의 향토기업인
영진건설 대구의 중견업체인 남경건설들이 최근 부도를 내고 말았다.
한마디로 지방의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가뜩이나 취약한 지방경제가 거의 빈사지경에 빠졌다.
지역 건설업계의 현주소를 재조명해 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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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국제종합토건의 부도는 부산지역에서 큰 충격이었다.
부산지역 시공실적 1위 업체이면서 말레이시아에서 1천억원대의 공사를
따내는 등 해외공사에서도 승승장구해왔었기때문이다.
이 회사가 수주한 공사는 부산지하철공사 등 대형 관급공사가 80%를
차지하고 있어 부산지역현안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게 됐다.
김성철 국제종합토건회장은 "관급공사 대금을 받을 것이 많이 남아있고
자본잠식도 당하지 않은 괜찮은 재무구조를 유지했는데도 금융기관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자금회수를 하는 바람에 부도를 내게 됐다"며 금융권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경기가 불안한 탓에 금융기관들이 대출기피와 갑작스런 자금회수로
꼼짝없이 국제종합토건처럼 부도를 맞게 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어음할인은 끊긴지 오래전이며 금융권은 대출담보를 과다
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게다가 제조업체에 비해 1.5%포인트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이마저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털어놨다.
부산 동래구 동래지하철역 맞은편의 고층 복합건물.
올 연말 완공예정인 이 건물은 수개월째 철골만을 앙상하게 드러낸채
방치되고 있다.
건설주체인 화인건설이 지난 5월 부도가 났기때문이다.
화인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아파트와 상가는 없어서 못팔 정도
였으나 올들어서 대량으로 남아도는 탓에 자금회전이 되지않아 부도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미분양사태가 건설업계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종합건설 로얄종합건설사 등도 똑같은 이유로 올초 부도를 내고 말았다
부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현재 1만4백세대를 넘어선 것을 보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아파트 한세대당 분양대금을 1억원으로 잡을 경우 무려 1조원이상의 자금이
물려있는 셈이다.
건설업체들은 미분양을 막기위해 계약금을 총분양대금의 10%이하로 낮추는
가하면 중도금 납부조건도 6회분까지 무이자로 유자해주는 등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약효가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한결같은 말이다.
부동산 경기 침제도 부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는 바람에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7월 계열사인 전문건설업체 2곳의 부도를 낸 H사 성모사장의 하소연
이다.
그는 특히 부동산가격마저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져 운영중인 종합건설
회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사실 부산지역의 경우 일반건설분야 업계는 지난 95년 이전까지만해도
건실했다.
95년까지만해도 연간 최고부도건수가 5건에 불과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부도업체가 지난해 17건으로 늘더니 올들어서만 8월말 현재 11건이
나 됐다.
특히 전문건설업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부도업체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0여건이 넘었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부도업체수의 증가는 곧바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적인 주요공사와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지급차질, 아파트입주지연 등은
다반사가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건설업계의 부도가 상위권 중대형업체로까지 확산되자
업계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부산시지회 김남훈 사무국장은 "부산지역건설업체
들이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아파트 미분양의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침체,
금융기관의 대출기피와 고금리 등 3중고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공인들은 부산지역 건설업계를 회생시키기위해서는 법규와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상의 강병중 회장은 "설계시공 입괄입찰 대상공사의 계약체결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달청장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역업체들이 막대한
인적 물적 손해를 보고 있다"며 자치단체장이 발주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건설협회 광역시회 권홍사 회장은 "장기 계속공사는 발주관서가 일괄
계약여부를 임의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대형공사의 대부분이 일괄계약으로
이뤄져 지역업체의 참여가 사실상 막혀있다"며 공사의 특성과 예산확보 범위
등을 감안, 분리설계를 통한 분리발주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
중견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향토의 간판기업들마저 도산행렬에 휩쓸리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인 국제종합토건을 비롯 충남의 향토기업인
영진건설 대구의 중견업체인 남경건설들이 최근 부도를 내고 말았다.
한마디로 지방의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가뜩이나 취약한 지방경제가 거의 빈사지경에 빠졌다.
지역 건설업계의 현주소를 재조명해 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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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국제종합토건의 부도는 부산지역에서 큰 충격이었다.
부산지역 시공실적 1위 업체이면서 말레이시아에서 1천억원대의 공사를
따내는 등 해외공사에서도 승승장구해왔었기때문이다.
이 회사가 수주한 공사는 부산지하철공사 등 대형 관급공사가 80%를
차지하고 있어 부산지역현안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게 됐다.
김성철 국제종합토건회장은 "관급공사 대금을 받을 것이 많이 남아있고
자본잠식도 당하지 않은 괜찮은 재무구조를 유지했는데도 금융기관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자금회수를 하는 바람에 부도를 내게 됐다"며 금융권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경기가 불안한 탓에 금융기관들이 대출기피와 갑작스런 자금회수로
꼼짝없이 국제종합토건처럼 부도를 맞게 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어음할인은 끊긴지 오래전이며 금융권은 대출담보를 과다
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게다가 제조업체에 비해 1.5%포인트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이마저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털어놨다.
부산 동래구 동래지하철역 맞은편의 고층 복합건물.
올 연말 완공예정인 이 건물은 수개월째 철골만을 앙상하게 드러낸채
방치되고 있다.
건설주체인 화인건설이 지난 5월 부도가 났기때문이다.
화인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아파트와 상가는 없어서 못팔 정도
였으나 올들어서 대량으로 남아도는 탓에 자금회전이 되지않아 부도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미분양사태가 건설업계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종합건설 로얄종합건설사 등도 똑같은 이유로 올초 부도를 내고 말았다
부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현재 1만4백세대를 넘어선 것을 보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아파트 한세대당 분양대금을 1억원으로 잡을 경우 무려 1조원이상의 자금이
물려있는 셈이다.
건설업체들은 미분양을 막기위해 계약금을 총분양대금의 10%이하로 낮추는
가하면 중도금 납부조건도 6회분까지 무이자로 유자해주는 등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약효가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한결같은 말이다.
부동산 경기 침제도 부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는 바람에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7월 계열사인 전문건설업체 2곳의 부도를 낸 H사 성모사장의 하소연
이다.
그는 특히 부동산가격마저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져 운영중인 종합건설
회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사실 부산지역의 경우 일반건설분야 업계는 지난 95년 이전까지만해도
건실했다.
95년까지만해도 연간 최고부도건수가 5건에 불과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부도업체가 지난해 17건으로 늘더니 올들어서만 8월말 현재 11건이
나 됐다.
특히 전문건설업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부도업체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0여건이 넘었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부도업체수의 증가는 곧바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적인 주요공사와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지급차질, 아파트입주지연 등은
다반사가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건설업계의 부도가 상위권 중대형업체로까지 확산되자
업계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부산시지회 김남훈 사무국장은 "부산지역건설업체
들이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아파트 미분양의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침체,
금융기관의 대출기피와 고금리 등 3중고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공인들은 부산지역 건설업계를 회생시키기위해서는 법규와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상의 강병중 회장은 "설계시공 입괄입찰 대상공사의 계약체결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달청장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역업체들이 막대한
인적 물적 손해를 보고 있다"며 자치단체장이 발주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건설협회 광역시회 권홍사 회장은 "장기 계속공사는 발주관서가 일괄
계약여부를 임의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대형공사의 대부분이 일괄계약으로
이뤄져 지역업체의 참여가 사실상 막혀있다"며 공사의 특성과 예산확보 범위
등을 감안, 분리설계를 통한 분리발주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