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또는 천고인비라는 말에 절로 수긍이 가는 운동하기에는
참으로 좋은 가을이 왔다.

어느 연구기관의 직업별 스트레스 강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증권업종이
꽤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니 특히 증권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증권 축구부"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간에 자발적으로 운동의
필요성을 느껴 창설된 사내동호회로서 회원간의 상부상조 및 친목도모,
축구를 통한 심신단련과 여가선용, 스포츠정신 함양을 통한 회사 및
국가사회 발전 기여 등의 목적하에 영남지역 본부장을 맡고 계시는 홍주탁
이사님을 단장으로 회장인 나, 자칭 마당발 총무 김기성 과장 (신사지점)
등 총 1백23명의 회원으로 2년전 발족했다.

96년에는 증권회사 증권거래소 증권예탁원 등 25개의 팀이 소속된
"증권연합회 축구대회" 리그전에 참가, 놀라운 팀워크와 기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금년에는 내부사정으로 "증권연합회 축구대회"가 개최되지 못해
증권감독원 및 기타 다른 소속팀들과 월 1회 친선게임을 가지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전세계 약 10억의 인구가 즐겨 행하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인 축구의
유래에 관해 잠시 살펴보면 축구는 고대로마의 하파스톤 (horpastone)
이라는 경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하나 정설이라고는 할수 없다.

삼국사기에 보면 김유신이 축구를 하다가 옷고름을 밟아 떨어뜨렸다는
구절이 나와 당시 화랑들이 심신단련과 무예의 일종으로 경기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축구의 종주국들은 남미 유럽 등지의 나라들이지만
아시아에서는 그래도 한국이 첫손에 꼽히고 있다.

한국인 학생들이 미국이나 동남아국가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축구부 주장 자리를 제의해오는 경우도 있다하니
우리만의 착각은 아닌 것 같다.

청명한 가을날 운동장을 나서는 축구부원들의 어깨에서 옛 화랑들의
호연지기가 배어나는 듯하다.

운동장을 마음껏 누비고 난 뒤 부원들과 함께 어울려 생맥주잔을
부딪치다보면 스트레스는 남의 나라 얘기같아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