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웰링턴은 약속된 시각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5분 지각이군"
그는 시계를 들여다 보면서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불과 5분인데요, 각하"
"불과 5분이라고? 그 시간때문에 우리 군대가 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해"
다음 약속때는 그 관리가 미리 와서 기다렸다.
웰링턴은 정시에 나타났다.
"각하, 제가 5분 먼저 와 있었습니다"
웰링턴은 찡그린 얼굴로 "자네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군. 5분을
낭비하다니..."
시간이 지극히 귀중함을 일깨워주는 일화다.
그처럼 귀중한 시간을 선용하는 것이 인생을 값지게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삶을 계획하는데 일역을 하는 수단이 바로 시계인 것이다.
시계의 기원은 기원전 1500년께의 고대이집트에서 찾아진다.
천문학자들이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 해시계로 낮시간의 흐름을,
또 특정한 별들의 출현이나 눈금이 표시된 그릇에서 천천히 물방울이
떨어지게 만든 도구로 밤시간의 흐름을 쟀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도 소리를 내 시간을 알리는 물시계를 고안했다.
최초의 기계적인 시계는 725년께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진자를 조속기로 하여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톱니바퀴를 한 이씩
회전시키는 시계였다.
서양에서는 13세기말께 로프 돌 톱니바퀴 등을 결합한 장치를 이용한
기계식 시계가 등장했다.
1500년께는 독일의 한 자물쇠제조공이 로프 돌 톱니바퀴 등의 결합장치
대신에 감겨진 스프링 (태엽)을 이용한 시계를 발명했다.
1504년에는 독일에서 휴대용 철제시계가 만들어졌고 1656년에는
네덜란드에서 추시계가 선을 보였다.
손목시계는 1790년에야 스위스에서 첫 제작되었다.
시계는 고안방법이 개선 발전되면서 이제 전자시계 시대를 맞았고 디자인
또한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현대화되었다.
미국의 한 시계 제조업체가 제품을 복고풍 디자인으로 단장하고
태엽시계로 회귀함으로써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 재기했다고 한다.
시계도 복고시대로 접어들 모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