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라스카산 수입쇠고기에서 독성이 강한 병원성 대장균 O-157:H7이
검출된데 이어 이번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까지 검출돼 수입
축산물 안전성파문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번 O-157:H7이 검출된 지역인 미국 네브라스카주
IBP사에서 도축, 관광용품센터가 수입한 쇠고기와 태국의 사라부리지역에서
도축, 아나실업이 수입한 닭고기에서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균이
또다시 검출돼 수입축산물의 안전성확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서둘러 리스테리아균은 O-157:H7균처럼 유독하지는
않으며 해당제품은 전량 반송처분했다고 밝혔으나 수입고기에서 리스테리아
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균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14t의
오리고기에서도 검출됐으며 올들어서도 덴마크에서 수입된 돼지고기 40t,
미국산 소횡경막 18.1t에서도 검출됐었다.

이밖에 리스테리아균처럼 식중독을 자주 일으키는 "살모넬라 엔터라이티디
스"가 중국산 닭고기 55t과 오리고기 28.2t의 정밀검사과정에서 발견돼
반송조치됐었다.

리스테리아균은 축산물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수입고기에서 자주 발견되는
데도 일반적인 샘플검역만 행해지며 해당제품의 반송 폐기조치이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는 실정이다.

이밖에 O-157:H7균이 검출된 네브라스카산 쇠고기가운데 이미 시중에
유통중인 것으로 알려진 5백42t에 대해서도 전량수거는 어려워 수입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해당제품을 수입한 한국냉장 및 축협중앙회 등 9개 민간
업체가 보관중인 모든 미국산 수입쇠고기를 검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일반 정육점으로 흘러나간 물량은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사태직후 수입쇠고기의 소비가 급감, O-157:H7검출발표직후인 27일
수입쇠고기소비량은 4백33t으로 발표전의 5백58t보다 22.5%, 사흘뒤인
29일에는 3백62t으로 35%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한우고기는 발표직후에는 수입쇠고기와 마찬가지로 소비가
줄었다가 29일부터는 소비가 회복, 하루평균소비량이 직전의 5백87t보다
35% 증가한 7백79t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예전의 광우병이나 탄저병사태 때처럼
쇠고기기피현상을 초래, 쇠고기소비가 동반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