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병원성
대장균(O-157,O-26)에 이어 미국산 아이스크림과 햄버거 등에도 유해한
박테리아균이 검출되면서 미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미간 자동차 협상과 관련, 미국이 슈퍼 301조를 발동하는 등
노골적으로 한국시장 개방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유해균이 확인
되자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식품에 대한 불매운동등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해
규탄 강도를 높이고 있다.

4일 홍콩보건당국은 미 드라이어스사의 아이스크림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됨에 따라 해당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령을 내렸다.

또 미 비프아메리카사도 네브래스카산 햄버거용 분쇄육 20만여kg을 자체적
으로 회수조치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대한주부클럽연합회등
시민단체들은 미국의 강압적인 대한협상 규탄 캠페인과 미국산 소비제품
불매운동에 들어가는 등 미국의 통상압력과 병원균에 감염된 식품의 수출에
대해 항의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는 4일 오전 10시 서울 탑골공원에 미국의 대한
통상압력과 오염된 식품 수출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또 미국규탄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미국산 쇠고기 전량이 리콜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제품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에서는 전통 우호국이라는 이름을 빌려
강대국의 횡포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각종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수입식품을 먼저 검역한 뒤 통관시키는 방향으로 통관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노조는 시장개방압력 즉각 철회, 조세체제 수정요구 등 주권침해
중단, 대미무역적자 해소방안 강구, 슈퍼 301조 발동 즉각 철회 등이
관철될 때 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4일 홍콩에서 유통중인 미국산 드라이어스 그랜드사
아이스크림에서 리스테리아균이 발견된 것과 관련, 시중에 유통중인 국내외
아이스크림에 대해 대대적인 식중독균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오는 6일 방한하는 미농무부 식품안전검사처(FSIS) 검역전문가들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O-157" 감염 여부 등에 대한 재조사나 우리측과의
공동조사를 요구할 경우 이를 불허키로 했다.

또 관광호텔용 등 외화획득용 수입쇠고기에 대해서도 내수용과 동일한
검사절차를 거치도록 식품위생법 등 관계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 남궁덕.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