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내년도 평균환율이 달러당 9백10원선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화부채와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난은 계속되는 한편
수출 경쟁력의 호전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 그룹들은 내년도 평균
사내환율을 달러당 9백~9백15원으로 확정,각 계열사에 통보했다.

기업별로는 <>현대그룹이 달러당 9백10원으로 적용키로 한 것을 비롯,
<>삼성그룹이 9백15원 <>대우그룹이 9백5원 <>쌍용그룹이 9백원 등이다.

LG그룹과 선경그룹만이 달러당 8백80원과 9백25원으로 다른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내년 환율이 올해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원화절하가 지속돼 달러당 9백20원 이상까지 떨어질
것이지만 하반기부터는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경상수지도 균형상태에
근접하면서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수출은 추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전망
인데다 수입및 외화부채에 따른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50대 수출제품 모두가 일본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백90원선을 넘어야 한다"며 "이럴 경우
달러에 대한 환율이 9백50원선에 육박해야 하는 만큼 원화환율이 지금보다
5% 정도는 추가 절하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입비중이 낮아 적정환율이 9백35~9백50원 수준이라는
조선이나 자동차 섬유는 다소 혜택을 보겠지만 수입비중이 높아 적정환율이
8백80~8백95원선인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제품 등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