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서울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는 모두 27개사
로 최근 10년동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 지난 92년의 25개를 이미 넘어선데다 지난 87년부
터 96년까지의 평균 13.1개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로 불황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일 서울지법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서울지법이
관리하고 있는 법정관리기업은 모두 67개로 이중 29개 회사는 정리계획을 수
행하면서 정상적인 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12개 회사는 법정관리 개시결정
을 받아 정리계획안을 마련중이다.

나머지 20개는 재산보전처분만 내려진 상태다.

또 경영이 정상화돼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된 기업은 작년의 경우 한진중공업
등 6개업체에 달했으나 올해는 삼선공업 1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의신청건수 역시 같은 기간중 22건이나 발생, 지난해의 4건에 비해 5배
이상 폭증했으며 특히 부도유예협약의 적용을 받던 진로와 기아그룹 계열사
의 화의신청이 폭주한 9월에만 10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접수된 22개 기업가운데 화의개시결정이 내려진 기업은 주택건설업체
인 동신 1개 업체에 불과하며 진로그룹 계열사등 17개 업체는 재산보전처분
만 받은 상태다.

법원관계자는 "대기업의 잇딴 부도와 이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도산으로 인
해 법정관리 신청숫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며 "특히 이들 기업 대부분이
부채액만도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단기간내에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