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기지표는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기아사태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안으로 기업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적지
않다.

그래서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을 짜기가 어느때보다 어렵다고 경영인들은
말하고 있다.

그만큼 내년 국내외 경기향방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인들의 이같은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무역협회는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98년 국내외 경제전망'' 세미나를 가졌다.

이 세미나에서 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이 ''세계 경제 및 통상환경''을
주제로 강연했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 정리 = 이익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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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와 통상환경 ]

98년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버블화 가능성과 국제 투자자금의 신흥개도국
시장 이탈 등의 불안요인이 있으나 정보 및 통신산업의 본격적인 확장과
선진국들의 구조개혁 노력에 힘입어 견실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98년 해외경제여건을 요인별로 살펴보면 미국 일본 독일의 금리는 대체적
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도 엔-달러의 경우 미국경제의 호조와 일본경제의 부진으로 달러당
1백20엔대의 현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화는 통화통합후 유러화 가치의 불안정성 등으로 내년중에는 약세를
보일 것이다.

유가등 국제원자재가격도 안정세가 예상된다.

원유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석유수출회원국(OPEC)들의 쿼터위반으로
수급상 균형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96년 이후 4%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온 세계경제는 선진국
경제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동구권 국가들의 경제회복에 따라 98년에도
4.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미국경제는 금리인상에 따른 내수위축과 달러화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은 2.5%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일본 경제도 불황의 여파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럽연합(EU)경제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수출증대에 따른 경기회복
으로 97년 2.4%의 성장에 이어 98년에는 2.7%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통화위기의 여파로 동남아국가들은 98년 상반기까지 경기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증대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금리가 안정되면서 98년 연간으로는 금년과 비슷한 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98년 세계경제는 침체국면에 있는 한국경제와 달리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점에서 해외시장여건은 좋다고 볼 수
있다.

물론 WTO체제의 진전,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로 국내시장 개방폭이 확대됨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면 엔화가 강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는 등 가격변수의 흐름은 비교적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주력시장중에서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EU(유럽연합)와
고성장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신흥시장중에서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남미, 안정 성장국면에 들어선 동유럽,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러시아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이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철강 조선
등 일부 품목에 편중되어 있는데다 고가시장에서는 일본 및 구미제품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동남아 등 개도국제품에 밀리고 있어 해외시장확대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제품경쟁력을 개선하고 수출상품구조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기업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제품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여야 한다.

기업 내적으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재무구조를 건실화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