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자산가치 변동 "물가지수에 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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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특약 독점전재 ]
< On the trial of the mutant inflation monster, October 10 >
요즘 선진국 중앙은행들 사이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현안중 하나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점이다.
자산가치는 인플레 측정 항목인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이 안되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우 재화나 서비스 등 소비자물가지수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
하고 있는데 반해 금융시장은 버블상황에 도달했을 정도로 연일 급등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시장은 올들어 25%나 상승했다.
지난 94년말에 비해 주식가격이 두배이상 올랐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산가격의 인플레에 신경을 쓰고있는 이유는 경제의
효율성과 성장을 저해시키기 때문.
인플레는 상품이나 서비스품목에서만 발생하는게 아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인플레되면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재화나
서비스의 인플레보다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
중앙은행이 자산가치 변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부의 효과"(Wealth effect) 때문이다.
주식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의 부를 부풀려 결국 소비증대로 이어진다.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대출규모를
늘리게 되고 그러다 버블이 무너지면 한순간에 "깡통계좌"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기업입장에선 주가가 오르면 자본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기업의 과잉투자를
유발시킨다.
이와 반대로 주식가격이 어느날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하면 실물경제에
불황을 불러 일으킨다.
미국인들의 45%가 현재 주식 채권이나 연금 운영등을 통해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94년말이후 이러한 자산가치는 무려 4조달러나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소비를 늘리는데 반해 저축률은 오히려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다.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성은 지난 90년대초 일본의 주식 부동산시장 붕괴가
일본은행들의 경쟁력을 크게 저하시켰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금융시장이 급격히 변동하기 직전인
초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일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문제는 자산가격 상승이 거품성격을 띤 버블 인플레인지 아니면 실물경제를
반영한 실질가치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다.
폭발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미국증시는 미국경제의 생산성 향상이나 미래의
이득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하락으로 세계 유동성 자금이 그 어느 때보다 풍부
하다는 점이 미국증시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 정부채 수익률이 1.8%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저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국제 금융시장에는 돈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세기초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가 "소비자물가지수에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항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대단한 선견
이다.
그는 자산가치변동을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를 움직이기 시작할때가 바로
긴축정책의 신호탄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상품및 자산가치라는 두가지 목표와 금리를 동시에
추구할수는 없다.
실물경제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산가격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실물
경제에 디플레이션 현상을 야기시킨다.
고금리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주식시장은 불을 보듯 붕괴되게 마련이다.
미국증시가 과열상태인게 분명한데도 그린스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으로 주가가 붕괴될 경우
8천만명의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나고 정치권의 개입을 피할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지금까지 중앙은행의 개입이 적절하지 못해 대부분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1920년대말 미국 FRB는 버블상황이었던 주식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일에
정책의 우선 목표를 세우는데 주저했다.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월 스트리트는 29년 붕괴해 "대공황"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 80년대 후반 일본 중앙은행도 미국과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일본 중앙은행은 자산가치가 폭등했음에도 불구, 인플레가 2%미만이라는
이유로 개입을 주저했다.
개입하자마자 주식 부동산시장은 곤두박질한 것이다.
< 정리=이성구 런던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
< On the trial of the mutant inflation monster, October 10 >
요즘 선진국 중앙은행들 사이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현안중 하나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점이다.
자산가치는 인플레 측정 항목인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이 안되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우 재화나 서비스 등 소비자물가지수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
하고 있는데 반해 금융시장은 버블상황에 도달했을 정도로 연일 급등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시장은 올들어 25%나 상승했다.
지난 94년말에 비해 주식가격이 두배이상 올랐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산가격의 인플레에 신경을 쓰고있는 이유는 경제의
효율성과 성장을 저해시키기 때문.
인플레는 상품이나 서비스품목에서만 발생하는게 아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인플레되면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재화나
서비스의 인플레보다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
중앙은행이 자산가치 변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부의 효과"(Wealth effect) 때문이다.
주식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의 부를 부풀려 결국 소비증대로 이어진다.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대출규모를
늘리게 되고 그러다 버블이 무너지면 한순간에 "깡통계좌"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기업입장에선 주가가 오르면 자본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기업의 과잉투자를
유발시킨다.
이와 반대로 주식가격이 어느날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하면 실물경제에
불황을 불러 일으킨다.
미국인들의 45%가 현재 주식 채권이나 연금 운영등을 통해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94년말이후 이러한 자산가치는 무려 4조달러나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소비를 늘리는데 반해 저축률은 오히려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다.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성은 지난 90년대초 일본의 주식 부동산시장 붕괴가
일본은행들의 경쟁력을 크게 저하시켰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금융시장이 급격히 변동하기 직전인
초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일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문제는 자산가격 상승이 거품성격을 띤 버블 인플레인지 아니면 실물경제를
반영한 실질가치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다.
폭발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미국증시는 미국경제의 생산성 향상이나 미래의
이득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하락으로 세계 유동성 자금이 그 어느 때보다 풍부
하다는 점이 미국증시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 정부채 수익률이 1.8%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저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국제 금융시장에는 돈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세기초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가 "소비자물가지수에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항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대단한 선견
이다.
그는 자산가치변동을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를 움직이기 시작할때가 바로
긴축정책의 신호탄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상품및 자산가치라는 두가지 목표와 금리를 동시에
추구할수는 없다.
실물경제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산가격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실물
경제에 디플레이션 현상을 야기시킨다.
고금리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주식시장은 불을 보듯 붕괴되게 마련이다.
미국증시가 과열상태인게 분명한데도 그린스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으로 주가가 붕괴될 경우
8천만명의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나고 정치권의 개입을 피할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지금까지 중앙은행의 개입이 적절하지 못해 대부분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1920년대말 미국 FRB는 버블상황이었던 주식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일에
정책의 우선 목표를 세우는데 주저했다.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월 스트리트는 29년 붕괴해 "대공황"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 80년대 후반 일본 중앙은행도 미국과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일본 중앙은행은 자산가치가 폭등했음에도 불구, 인플레가 2%미만이라는
이유로 개입을 주저했다.
개입하자마자 주식 부동산시장은 곤두박질한 것이다.
< 정리=이성구 런던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