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교통이라고 할때는 자동차나 기차 항공기 선박등 타고다니는
교통수단만을 생각하게 되고 걸어다니는 보행교통은 간과하기 쉬우며,
도로를 얘기할 때도 자동차도로가 중심이 되지 사람이 다니는 보도에
대하여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보행교통이 교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한번
생각해보자.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95년도에 걸어서 통근 통학하는 비율이 18.5%나
되었다.

비록 90년도의 24.5%에서 6%포인트나 감소한 것이지만.

또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에도 자가용을 제외하고는 교통수단에의
접근이나 교통수단에서 내려서 최종목적지까지 가는데는 보행교통을
이용하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언제부터인가 가까운 거리도 걸어다니기를
싫어하는 습관이 생겼다.

광화문지하도를 걸어건너기가 귀찮아 택시를 타는 사람이 종종 있다는
택시기사의 푸념을 들은적이 있다.

또한 자가용승용차를 주차시키고 목적지까지 걷는 거리가 미국은 평균
2백73m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1백10m로 우리국민들이 그만큼 걷기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게 어디 보행자만 탓할 일인가.

사실 서울거리를 걸어다닌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고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모든 도로시설이 보행자보다는 자동차 위주로 되어있다보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을 가려고 해도 지하도나 육교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한다.

운동과 건강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면 운동량이 절대 부족한 현대인의
경우 걷는 것이 가장 손쉬운 최상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1만보정도만 걸으면 별다른 운동이 필요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제 도시계획이나 교통시책에 있어 인간중심의 접근이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직주근접의 도시계획, 도로등 교통시설의 설치에 있어 보행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 너도 나도 걷고싶어 하는 쾌적한 거리 살맛나는 도시를 모두 함께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