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이성구 특파원 ]

유럽경제통화통합(EMU)에 영국이 조기가입하는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나 영국국민들은 EMU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노동당정부가 조기 가입을 적극 추진하더라도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공신력있는 조사기관인 SCPR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의 61%가 "EMU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잉글랜드지역 주민들의 경우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15%에 불과한 반면
반대의사를 밝힌 주민은 무려 67.5%에 달했다.

반대하는 이유로 영국국민들의 대부분은 EMU 가입시 세금이 인상되고
영국의 조세주권이 상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혀 영국국민들은
이민이나 국방분야보다 세금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러화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잉글랜드지역이 15%, 스코틀랜드가 30%에
그친데 반해 "지금처럼 파운드화를 사용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잉글랜드가
60%, 스코틀랜드지역이 55%에 달했다.

이같은 여론조사결과는 노동당정부가 EMU 조기가입을 추진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EMU 가입시 "국민투표를 우선적으로 실시해 국민의
동의를 받겠다"고 밝힌바 있어 조기가입 추진은 정권의 생명을 건 모험일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