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기아사태 파문이 국제금융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됨에
따라 국책은행들의 해외 CP(기업어음)발행이 재개되거나 발행코스트도
크게 낮아졌다.

이에따라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유동성도 기아사태 발생초보다
좋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경우 기아사태 영향이 최고조였던
지난 추석전후 뉴욕시장에서 CP를 발행하기 조차 어려웠으나 최근 1억
7천만달러어치의 CP가 새로 팔리는 등 개선조짐이 뚜렷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규바라행 뿐만아니라 만기상환 물량중에 재연장
받은 것도 1억달러 가량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측은 이달들어 차입한 자금만으로 여유자금이 발생,시중은행들의
외화자금 지원에 나서는 한편 리보금리에 37~40BP를 얹어 주는 가산금리
(CP 1개월물 기준)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분간 자금차입을 관망
키로 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발행코스트가 크게 낮아졌다.

무디스사가 한국을 단기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올린 이후 한때
가산금리는 리보+45BP까지 올랐으나 최근 가산금리가 38BP로 떨어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께는 뉴욕시장의 CP딜러들이 인수를
기피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선택적으로 발행금리를 결정할 정도"라며 "최근
3억달러어치를 한꺼번에 매입하겠다는 주문을 코스트때문에 거절하기도했다"
고 밝혔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