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금융산업] (6) '구조 개편 직면 보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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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지난 9월말 보험감독원으로부터 이례적인 지적을 받았다.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어음(CP) 표지어음 콜 등으로 운용하는
자산이 너무 많아지고 있으니 이를 줄이라는 것이다.
언뜻 보험사들의 현금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현재 자산을 운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데 보험사의 고민이
있다.
수년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자산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잇따르고 있는 기아 등 대기업의 부도사태는
보험사의 자산운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보험사들이 부실대출채권 증가로 그동안 자산운용의 주요 창구였던 기업
대출을 일부 그룹만을 제외하고 사실상 동결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부도유예협약의 적용을 받아왔던 진로 대농 기아 등 3개 그룹에 대한
보험사의 대출규모는 모두 1조7백43억원.
중소기업에 대한 부실채권액 1천6백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2천3백억원에
달한다.
기아 등 3개그룹에 대한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의 지급보증액만도 9천5백억원
에 달하고 있다.
이들 그룹에만 무려 2조원의 거액 부실여신이 발생한 셈이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 워낙 큰 만큼 부실대출채권은 보증보험사를 제외해도
운용자산의 1.3%, 전체 대출금에 대해서는 2.7%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먼저 전체 운용자산의 12%를 차지하는 주식투자에서 보험사들은 무려
4조2천5백억원의 평가손을 안고 있다.
전체 주식투자액의 36%에 이르는 금액이다.
부동산쪽도 수익을 내지못하기는 오래된 일이고 해외투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결국 채권투자와 기업대출로 운용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기업
대출이 부도사태로 동결돼버려 수익원이 고갈돼버린 것이 보험사의 현주소다.
이같은 상황은 자산수익률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운용자산수익률은 94회계년도(94년 4월~95년 3월)까지만해도 11.6~11.7%에
달했지만 이번 회계년도 들어서는 지난 7월말 현재 10.3%로 급감했다.
총자산 수익률도 10.8~9%에 이르던 것이 현재는 9.8%로 한자리수 이하로
내려갔다.
수입보험료가 계속 늘고 있다지만 수입보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형
상품의 경우 만기때 최고 연11%에 가까운 금리를 얹어 보험금을 내줘야
하는 점을 감안할때 이같은 자산수익률로는 앞으로 적자경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연12%를 웃도는 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어음쪽에 눈길을 보내는
것은 결국 이같은 위기의식의 발로다.
보증보험사들은 생.손보사들보다도 더 딱한 처지다.
부실채권 등으로 인한 손해액이 원수보험료의 거의 2배에 달해 경영수지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난으로 보증보험사들은 주업무인 회사채 지급보증만해도 차환
물량을 소화하는데도 급급해 신규지급보증은 거의 중단한 상태다.
보험사들 중에서도 특히 신설생보사들의 앞날은 밝지 않다.
최근 일련의 경영악화 외에도 5대 그룹의 생보사 진출 허용, 생.손보간
영역 확대 등 정책적 변수 등은 신설사의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대그룹의 경우 생보업 진출시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는 빨리 구조변화의 회오리가 보험산업에 밀려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희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어음(CP) 표지어음 콜 등으로 운용하는
자산이 너무 많아지고 있으니 이를 줄이라는 것이다.
언뜻 보험사들의 현금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현재 자산을 운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데 보험사의 고민이
있다.
수년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자산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잇따르고 있는 기아 등 대기업의 부도사태는
보험사의 자산운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보험사들이 부실대출채권 증가로 그동안 자산운용의 주요 창구였던 기업
대출을 일부 그룹만을 제외하고 사실상 동결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부도유예협약의 적용을 받아왔던 진로 대농 기아 등 3개 그룹에 대한
보험사의 대출규모는 모두 1조7백43억원.
중소기업에 대한 부실채권액 1천6백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2천3백억원에
달한다.
기아 등 3개그룹에 대한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의 지급보증액만도 9천5백억원
에 달하고 있다.
이들 그룹에만 무려 2조원의 거액 부실여신이 발생한 셈이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 워낙 큰 만큼 부실대출채권은 보증보험사를 제외해도
운용자산의 1.3%, 전체 대출금에 대해서는 2.7%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먼저 전체 운용자산의 12%를 차지하는 주식투자에서 보험사들은 무려
4조2천5백억원의 평가손을 안고 있다.
전체 주식투자액의 36%에 이르는 금액이다.
부동산쪽도 수익을 내지못하기는 오래된 일이고 해외투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결국 채권투자와 기업대출로 운용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기업
대출이 부도사태로 동결돼버려 수익원이 고갈돼버린 것이 보험사의 현주소다.
이같은 상황은 자산수익률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운용자산수익률은 94회계년도(94년 4월~95년 3월)까지만해도 11.6~11.7%에
달했지만 이번 회계년도 들어서는 지난 7월말 현재 10.3%로 급감했다.
총자산 수익률도 10.8~9%에 이르던 것이 현재는 9.8%로 한자리수 이하로
내려갔다.
수입보험료가 계속 늘고 있다지만 수입보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형
상품의 경우 만기때 최고 연11%에 가까운 금리를 얹어 보험금을 내줘야
하는 점을 감안할때 이같은 자산수익률로는 앞으로 적자경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연12%를 웃도는 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어음쪽에 눈길을 보내는
것은 결국 이같은 위기의식의 발로다.
보증보험사들은 생.손보사들보다도 더 딱한 처지다.
부실채권 등으로 인한 손해액이 원수보험료의 거의 2배에 달해 경영수지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난으로 보증보험사들은 주업무인 회사채 지급보증만해도 차환
물량을 소화하는데도 급급해 신규지급보증은 거의 중단한 상태다.
보험사들 중에서도 특히 신설생보사들의 앞날은 밝지 않다.
최근 일련의 경영악화 외에도 5대 그룹의 생보사 진출 허용, 생.손보간
영역 확대 등 정책적 변수 등은 신설사의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대그룹의 경우 생보업 진출시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는 빨리 구조변화의 회오리가 보험산업에 밀려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희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