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 전광판이 시퍼렇게 멍든 침울한 하루였다.

8일 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9.59포인트 하락, 연중최저치인
610.44로 마감됐다.

거래량도 2천9백3만주로 전날에 이어 3천만주대를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자금시장 불안정이 해결될 조짐이 없는데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비자금
공방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돼 투매에 나선 시장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전업종이 하락했고 하락종목수가 6백80개로 상승종목수(1백43개)를 압도
했다.

특히 자금사정이 어려운 한계기업들은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 장중동향 =전날의 냉각분위기가 이어지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증권거래소 방문에 대한 기대감과 한국은행의 자금
(3조원) 방출 등의 호재도 하락주가를 붙잡지 못했다.

특히 후장들어서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한전 포철 등 지수관련 우량주를
무차별 매도하면서 속수무책의 양상이었다.

기대했던 당국의 안정책이 불발에 그친 점도 하락폭을 키운 꼴이 됐다.

<> 특징주 =자금사정이 나쁜 한계기업들이 무더기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우성식품 부도에 따라 출자관계에 있는 삼환기업 계열사들이 무더기 하한가
를 이어갔으며 쌍방울 중원 진로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포철 등 대형우량주도 전저점을 하향 돌파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포철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도 4천1백원 내렸다.

외국인이 환차손을 이유로 이날 15만주이상을 매도한 대한항공도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한전에도 외국인의 매물공세가 이어졌다.

반면 쌍용자동차가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도파 대농 등도 기업매수합병(M&A) 재료가 재부각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동원금속도 강세행진을 이어갔다.

<< 호재 악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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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엽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