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포돛대일뿐이다"

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기아자동차 정태승 전무실에서
기자들과 우연히 만난자리에서 "화의를 진행시킬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말로 자신의 최근 심정을 대변했다.

함께 앉았던 정전무가 "황포돛대가 아니라 선장입니다"고 말하자 김회장은
다시 "회장이 뭐하는게 있겠는가. 바람이 불면 황포돛대를 올리는 법이다.
바람을 받아 목적지까지 가도록 하는 황포돛대인 것이다"하고 강조했다.

김회장의 이같은 말은 기아가 목적지까지 안착할수 있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회장은 또 "혼다자동차가 70년대말 어려웠을때 혼다회장이 감기가 들자
죽을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나돌고 주가까지 급락했지만 경쟁사 계열은행인
미쓰비시은행이 혼다를 도와줬다"고 말해 금융권의 비협조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