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5세인 남자가 80세까지 살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답은 43.69%, 다시말해 1백명중 44명정도만 살아 남을수 있다.

열살 아래인 35세가 80세까지 생존 확률은 42.58%에 그쳤다.

1백명중 43명이 이승에 남아있는다는 얘기다.

이같은 수치는 다름아니라 과거 특정기간동안 사람들의 사망실태 등을
과학적인 통계기법을 활용, 향후 사망률 추이를 추정한 생명표에서 나온
것이다.

생명표에는 두가지가 있다.

정부가 인구분석및 사회보건부문 연구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작성하는
국민생명표와 보험사가 보험료 산정및 인수여부를 결정하는데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경험생명표가 있다.

국민생명표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보험사는 보험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생명표를 만든다.

경험생명표는 상품 개발및 가격 정책 등 보험사 경영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필요한 상품은 무엇이며 그상품의 가격(보험료)을 산출하는
기초데이타로 쓰이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사망 등의 사고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인 위험보험료와
계약만기까지 살아있어 되돌려줘야 하는 재원인 저축보험료 그리고 보험사업
을 꾸려 나가는데 필요한 부가보험료(사업비) 등으로 구성되는게 일반적이다.

이때 생명표상의 사망률은 위험보험료를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보험에 가입할때 피보험자의 성별 나이를 따져 보험료에 차등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년동안 보험료를 내고 55세부터 매달 3백35만원씩 25년동안 탈수 있는
개인연금보험에 든다고 치자.

이때 가입자가 20세이면 매달 10만원을 내면 되나 40살이 되면 매달 납입
보험료가 79만원으로 늘어난다.

보험이 은행 등 타금융권과 영역자체를 구분짓는 것도 따지고보면 생명표를
사용해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얼마전 보험사와 은행 투신 등과 벌였던 퇴직연금취급여부에 대한 입씨름
에서 보험이 단독취급을 주장한 배경도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퇴직근로자가 노후생활 보장수단으로 종신토록 연금혜택을 받을수 있는
상품을 만들수 있는 곳은 보험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도 모두 생명표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는 97년 1월부터 보험개발원이 작성한 지난 88년부터 92년까지의
가입자 사망통계를 토대로한 제3회 경험생명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 평균수명은 68.4세와 77.9세.

정부가 지난 91년 발표한 국민 생명표에 나타난 남자 67.7세 여자 75.7세
보다 0.7세와 2.2세 높아진 것이다.

굳이 생명표를 인용, 사람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얘기는 필요없을 정도로
우리사회도 급속하게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평생 재무설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필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선진사회의 지표중의 하나인 노령화정도가 가속화될수록 보험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같은 보험상품의 경쟁력도 따지고 보면 생명표에서 나온다해도 틀린 말이
아닌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