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이치구의 중소기업 이야기] (28) '구슬치기'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어릴 때 친구들과 구슬치기하던 기억을 되살려보자.

    당시 유리구슬은 직경 1cm 정도로 거의 크기가 비슷비슷했다.

    그러나 그 구슬하나로 할 수 있는 놀이는 참 많았다.

    상대방의 구슬을 맞혀서 따먹기를 하거나 다섯개의 홀을 만들어 차례로
    집어넣기도 했다.

    또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여러개의 구슬을 동그라미안에 많이
    던져넣기내기를 하기도 했다.

    요즘은 그런 구슬치기 놀이자체가 거의 사라져버렸다.

    그 바람에 구슬을 만드는 업체도 없어졌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유리구슬을 생산하는 업체가 남아 있다고 하면 누구든
    놀랄 것이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주식회사 세호가 바로 그런 놀라운 회사.

    세호도 한때는 놀이용 유리구슬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강신종사장은 유리구슬의 독특한 기능을 차츰
    깨달아가면서 유리알의 지혜에 매료됐다.

    첫번째로 유리구슬의 굴절률에 마음이 끌렸다.

    그는 이 굴절률을 활용하기로 다짐하고 여러가지 응용법을 고안해봤다.

    우선 유리구슬의 직경을 다양하게 만들어봤다.

    직경 1mm수준까지 만들었다.

    이를 도로표지선을 긋는 도료에 섞었다.

    요즘 야간에 전조등을 켜고 운전하면 중앙선이 환하게 반사되는 것은
    바로 세호가 개발한 유리알을 섞은 도료를 사용한 덕분이다.

    지금 전국에서 도로의 중앙선을 그을 땐 한결같이 이 회사의 유리구슬을
    타서 쓴다.

    유리알의 이런 기능에 자신을 얻은 강사장은 유리구슬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다른 제품이 없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심했다.

    특히 유리알의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어보는데 온힘을 기울여 작게는
    0.5mm 에서 미크론 단위로 까지 작게 내려가봤다.

    그러자 밀가루나 먼지보다 작은 미립자인 5미크론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지난 95년말 강사장은 이 유리먼지를 합성수지에 혼합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의 순간적인 이 아이디어는 새로운 신소재를 개발하는 기초가 됐다.

    합성수지에 유리미립자를 혼합하자 신기하게도 인조대리석이 탄생한 것.

    세호는 유리미립자를 응용해 만든 인조대리석으로 요즘 여러가지의
    제품을 개발해내고 있다.

    벽재를 비롯 바닥재 싱크대 테이블소재등 30여가지 소재를 개발,
    건설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컴퓨터실을 따로 마련하면서 바닥재를 인조대리석으로 까는
    유행을 창출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강사장이 새로 유리알을 활용해 첨단제품을 만들어낸 제품은
    끝없이 많다.

    심지어는 사찰에서 향을 꽂는 모래로 활용하는 깨끗한 유리구슬을 개발,
    요즘 전국의 사찰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아직도 유리구슬을 만드려는 고집을 버리지 않은 강사장을 향해 주변에선
    한결같이 그를 설득한다.

    이미 구슬치기가 사라진 세상에서 왜 자꾸 유리알만 고집하는거냐고
    묻는다.

    그래도 강사장은 한우물만을 파겠다는 신조에 변함이 없다.

    보통 기업은 변신을 해야 살아남는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주변의 상황을 보면 턱없이 자신과 관련없는 업종을 선택했다가
    한두해만에 사라지는 기업들을 자주 본다.

    이에 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첨단화하는 방법으로 현명하게
    변신하는 기업들도있다.

    실제 볼펜껍질을 만들던 플라스틱 사출기술을 발전시켜 항공기 내장재를
    만들어냈다.

    이제 너무 지나치게 자신이 모르는 분야로 탈바꿈하기 보단 자신이 알고
    있는 분야를 첨단화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구슬치기는 사라졌지만 이를 응용한 컴퓨터게임은 살아남을 수 있다.

    <중소기업 전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

    ADVERTISEMENT

    1. 1

      이재용 회장, 임원들에게 "자만할 때 아냐…지금이 마지막 기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위기의식과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주부터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영상을 통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하며 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러한 수치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하는 건 현재의 호실적이 근원적 경쟁력 회복의 결과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분기 20조 원의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같은 대외적 호재에 크게 의존한 것이 크다.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시장 상황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불안정한 실적이 아니라, 어떠한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압도적 기술 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인 셈이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 상영된 영상에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이 다시 등장했다. 앞서 이 선대회장은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회장이 이 같은 표현을 다시 꺼낸 건 중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를 넘어 현재는 미·중 패권 경쟁까지 더해져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음을 환기한 것이다. 

    2. 2

      "美 국채, Fed보다 트럼프 행정부 재정정책에 더 영향받을 것" [박신영이 만난 월가 사람들]

      미국 국채시장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보다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단기물은 통화정책의 영향권 아래서 비교적 큰 변동폭을 보일 수 있어 단기 채권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의 엔더스 페르손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페르손 CIO는 미국 관세정책과 관련해선 미국 기업이 현재까지는 약 50% 정도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고 추정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K자형 소비를 보이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카드 및 대출 연체율이 급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국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중앙은행(Fed) 간 갈등에도 안정적입니다.“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들어서 나온 여러 뉴스 흐름과 각종 이슈를 고려하면, 채권시장은 지금까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시장이 일부 (언론의) 헤드라인이나 자극적인 발언 자체보다는, 실제로 무엇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단순한 사운드바이트(자극적인 말 한마디)와 실질적인 정책 변화 사이를 구분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신임 Fed 의장이 누가 되든 트럼프 행정부를 의식한 통화정책을 펼치지 않을까요.“특히 Fed 의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어떤 경우에도 견제와 균형 장치가 작동하게 돼 있습니다. 시장은 이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견고하다고 보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향후 상황에 반응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과도하게 반응하지

    3. 3

      위기의 기업 곁 지켜온 세종…이젠 Top 2 노린다 [로펌의 역사]

      2000년대 초반 주요 법무법인의 합병으로 본격화된 국내 대형 로펌 시대가 25년을 맞았습니다. 개인 송사 중심에서 기업자문, M&A, 경영권 분쟁, TMT 등 전문·세분화된 법률 서비스 체계로 전환되며, 대형 로펌들은 한국 경제 성장의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주요 로펌의 탄생부터 성장기까지의 역사를 조명하며, 대한민국 리걸 마켓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망합니다.법무법인 세종에 2025년은 의미가 남다르다. 연매출 4363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4000억 클럽'에 가입한 동시에 광장을 제치고 로펌업계 3위로 우뚝 올라섰다. 2007년부터 굳건하게 유지돼 온 김앤장법률사무소, 광장, 태평양의 '3강(强)' 체제가 무려 18년 만에 깨진 것이다. 세종 내부에선 태평양을 넘어 김앤장과 'Top 2'에 오를 날이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조직 문화 속에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업무 시너지가 가감 없이 발휘되고 있는 로펌이란 평가다.이런 고무적인 분위기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창립 이래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서기까지 28년, 2000억원까지는 그로부터 10년이 걸렸는데, 3000억원까지 4년, 4000억원까지는 단 2년이 소요됐다. 2021년부터 세종을 이끌어 온 오종한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사진)의 수평적 리더십이 조직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취임한 이래 5년간 매출 증가율은 93%에 달했다. 오 대표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대화를 우선시하는 부드러움으로 조직을 북돋는 스타일로 알려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