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년의 역사를 가진 빈 소년합창단만의 아름다운 소리를 전하겠습니다.

빡빡한 연주스케줄때문에 한국에서 6번밖에 공연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콘서트홀에서 갖는 한국경제신문 새사옥
준공 및 창간 33주년 기념연주회를 비롯 대전 울산 대구 청주 광주 등에서
공연하는 빈 소년합창단의 지휘자 마이클 곰리 (Micheal Gormley.44)씨가
9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소년합창단의 대명사" 빈 소년합창단은 모두
96명으로 24명씩 구성된 4팀이 있다.

각 팀은 보통 1년에 3개월동안 해외공연을 갖는다.

최근 독일공연을 마친 이번 내한팀은 한국에 이어 미국으로 2개월간
대대적인 콘서트 여행을 떠난다.

"독일 공연때와 같은 레퍼토리를 연주하기 때문에 훨씬 다듬어진 화음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겁니다.

24명의 단원중 3명이 "향수병"에 걸려 빠졌지만 나머지 단원들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이번 투어팀의 총책임자인 곰리씨는 80년대에 8년동안 합창단의 음악
감독을 맡았고 간간히 객원지휘자로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 스스로 노래를 가르치고 배우며 전통을 이어갑니다.

1년이라도 먼저 들어온 선배가 후배에게 노래를 가르치죠. 문제점이라곤
할수 없지만 음악지도엔 다소 어려움이 있죠"

빈 소년합창단은 일종의 사립학교처럼 운영된다.

단원 전원이 기숙사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교육받는다.

오전엔 일반학과, 오후엔 음악 수업을 받는다.

매년 20~30명의 학생을 선발하며 학습에 뒤떨어지거나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면 중도탈락한다.

이같이 엄격한 훈련을 받은 소년들에게 1년중 3개월의 해외공연은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곰리씨의 생각.

빈에서 지도를 보며 한국에 대해 배울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생생한
경험을 쌓는게 훨씬 좋지 않겠느냐고.

곰리씨는 "미국합창단들은 두성만을 사용해 맑고 차가운 소리를 내고
이탈리아쪽은 비브라토를 강조, 화려한 편이라면 빈 소년합창단은 머리와
입 가슴을 혼합해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