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화가 피카소의 미공개작품 1백여점이 11일 한국경제신문
12층 특별전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경제신문 새사옥 준공및 창간 33주년 기념전으로 마련된 이번 "피카소
미공개작품전"은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소묘 명품들이 대거 선보이는
자리여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11월 16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입체파 거장 피카소의
예술적 역량이 농축된 말년작들로 그의 후기작만을 전문적으로 수장하고
있는 프랑스 스트래톤재단(Stratton Foundation) 소장품.

피카소의 소묘작품중 아직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은 1백50여점.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1백6점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소묘는 보통 회화나 조각의 밑그림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피카소 작품의
경우 독립 장르로서의 특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충분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의 후기소묘들은 회화적 요소가 강하게 가미된 것들이어서 회화못지
않게 중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들은 또 탁월한 작품성은 물론 주제면에서 파격적인
에로티시즘을 다루고 있어 화제.

대부분의 작품들은 남녀가 하나의 형태를 이룬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어 시대를 앞서갔던 거장다운 면모를 새롭게 보여준다.

에로티시즘을 해학적으로 표현, 또다른 파격을 실천했던 그는 "예술의
힘은 우리가 터부시하는 것들을 파기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얘기
하며 에로티시즘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사람들에게 일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작들은 이처럼 인생을 마감하는 시기에 한치의 망설임없이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고 실천한 위대한 화가의 참모습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들
이어서 감동을 더한다.

한국경제신문사 서울방송 주최, 문화체육부 교육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아시아나옥션 후원, LG그룹 협찬.

관람시간은 토.일요일 포함 오전10시~오후5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에서 내리면 좋다.

입장료는 일반 3천원, 고등학생이하 2천원이며 학생단체 관람은 1천원이다.

<백창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