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채권은행단은 당초 입장을 수정,기아자동차에 대해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직접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제일은행은 12일 "기아협력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있고 기아자동차
자체의 정상화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 조만간 주요 채권은행장
대표자회의를 열어 채권단 공동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류시열제일은행장은 지난주말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채권단
주도의 법정관리 신청을 시사한 바 있으며 주요 채권은행장들도 "법정
관리를 직접 신청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화의는 이에 반대하는 채권단이 많아 사실상
결렬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채권회수문제에
관해 우선적으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일 산업 외환은행등이 법원에 화의거부를 통보한데 이어
서울은행도 최근 화의 부동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종금사중에서도
한외 신한 제일종금등이 법원의 의견조회에 대해 "화의거부"로 답신했다.

채권단은 당초 지난달 29일 열린 제2차대표자회의를 마친후 기아의
경영진 주주 사원대표들에게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의사는 없다"고 공식통보했었으나 기아문제가 자칫 장기화될 경우
조업중단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판단,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에 관해 이미 실무적인 검토를
완료한 상태이며 세종합동법률사무소와는 법률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종금사들도 채권은행들의 이같은 방침에 동조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한 종금사 사장은 "화의로는 기아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화의를 거부했다"고 밝혀 은행권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동의할수
있음을 시사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